행정·의료·법조 등 17개 기관과 ‘약방팀’ 구성
“어두웠던 자리 되찾은 미소가 보람 더욱 노력”

“성폭력·가정폭력은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아이들이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제70주년 경찰의 날’을 이틀 앞둔 지난 19일 제주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사무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분주한 모습이었다.
최근 성폭력·가정폭력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따스한 온정을 불어넣는 이들이 바로 여성청소년과 직원들이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는 성폭력·가정폭력은 물론 아동학대 등이 우려되는 가정에 대해 해당 분야 전문팀을 통해 사전에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사전약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행정, 의료기관, 법조계 등 17개 기관과 함께 사전약방팀을 구성, 112에 신고 접수된 내용을 분석해 폭력이나 학대 등이 의심스러운 가정에 맞춤형 처방을 하고 있다.
해당 가정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여성·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 보호 솔루션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며 체감 안전도 상승에도 기여하고 있다.
실제 알콜 중독 환자인 아버지의 병원 입원으로 지적장애를 가진 어머니와 미성년자 딸 2명이 거주하며 범죄 피해가 우려되는 가정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주는가 하면 환경 정리에도 나서고 있다.
친족 간 성범죄 우려 가정에 대해서는 침대를 놔주고 커튼을 설치해 주는 등 독립 공간 확보로 범죄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기도 했다.
사전약방제도 시행 이후 34곳(성폭력 11곳·가정폭력 13곳·아동학대 10곳) 가정을 발굴, 종합 진단을 통한 처방으로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재범도 발생하지 않았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에 따른 실질적인 범죄 예방 효과가 나타나면서 해당 가정들은 높은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어두웠던 표정이 사라진 자리에 밝은 미소가 돌아온 것이다.
현재는 여성가족부·경찰발전위원회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해바라기센터와 협력해 6개 대상 가정을 추가로 선정, CCTV와 방범창 설치를 추진하는 등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전국 16개 지방청 중 사전약방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곳은 제주청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본청에서 있었던 올해 상반기 업무 성과 발표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고, 타 지방청에도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있다.
양수진 제주지방경찰청 여성보호계장은 “사전약방제도 시행 이후 유관기관과의 정보 공유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피해 우려 가정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가 가능해졌다”며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 보호 활동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