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천히 가면 더 아름다운 길” 5.16도로의 숲 터널 진입로에 새겨진 표시 말이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최단거리로 잇는 이 도로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잔잔하고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분위기 있는 드라이브를 상상하기도 하지만,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아무런 준비 없이 평소 운전 습관 대로 운전을 하다가는 비와 안개로 흐릿한 시야와 내리막 구간과 오르막 구간의 도로 상황이 차량을 확인할 수 없는 커브가 있는 구간에 당황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전운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빗길 운전에서의 교통사고는 비가 오지 않은 날에 비해 10.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빗길의 위험은 일단 자동차를 제어하는 과정에서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물리적인 특성으로 인해 운전자가 의도하는 핸들의 방향과는 무관하게 순간적으로 힘이 쏠린 방향에 따라 미끄러지기 때문에 늘 예측하고 운전해야 하는 것이 빗길 운전이다. 사실 운전 중 비가 올 때의 대처법을 떠올려 보면 와이퍼 작동 이외에 다른 것들은 떠올리기 힘든데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준비와 대처가 필요하다.
먼저 전조등은 상대방 운전자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아직까지 많은 운전자들이 밤에만 전조등을 켜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만 낮에도 전조등을 켜면 맞은편에서 오는 차량을 쉽게 파악하고 사고율을 낮출 수 있다.
평소에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지만 급 핸들 조작, 급브레이크조작 등은 미끄러짐이나 전복사고의 원인이 되므로 엔진제동장치 페달을 여러 번 나눠 밟는 등 기본적인 운전 방법을 더욱 명심해야 한다.
빗길 교통사고는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발생할 수 있다. 언제든지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만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운전하기 성가시고 위험하게 비가 온다고 비를 탓하기 보다는 운전자들의 성숙한 안전운전에 대한 인식과 상대방 운전자를 배려하는 넉넉한 마음으로 운전한다면 차창 밖에 내리는 빗소리와 잔잔한 음악소리로 낭만적인 드라이브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