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이 위험하다” 폭력 행위 빈번
“응급실이 위험하다” 폭력 행위 빈번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5.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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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제주시 모 종합병원 등 매달 10여 건 발생
의료진 사기 저하·근무 기피 이어져 대책 마련 시급

지난 9일 오전 1시20분께 제주시 일도2동 모 종합병원에서 고성을 지르는가 하면 이를 말리는 간호사에게 욕설을 한 최모(67)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8월 18일에는 제주시 이도2동 모 병원 응급실에서 고함을 지르다 이를 제지한 보안요원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김모(58)씨가 경찰에 입건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 5월 30일에는 제주시내 모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119구급차량을 통해 병원으로 이송된 강모(42)씨가 간호사에게 욕설을 하고 보안요원을 폭행했다가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이처럼 도내 병원 응급실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폭력 행위로 인해 의료진과 환자들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의료 서비스의 질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진료에 지장을 주는 병원 응급실 내 폭력 행위가 도를 넘고 있어 안전한 진료 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실제 제주시 모 종합병원 응급실에서는 폭력과 욕설 등 진료에 지장을 주는 행위가 매달 1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술에 취한 환자로, 폭력적인 행위를 보이며 기물을 파손하거나 다른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시비를 거는 등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

게다가 대기 시간이 오래 걸린다거나 중환자를 먼저 치료한다는 이유 등으로 불만을 품고 소란을 피우는 사례도 적잖아 의료진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때문에 중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병원 응급실 본래의 기능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게 병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더욱이 폭력 행위가 되풀이되면서 의료진 사기 저하로 이어져 응급실 근무를 기피하는 등 전공의 지원율과 간호사 이직률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응급실 간호사 김모(30·여)씨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은 가뜩이나 근무 환경도 열악한데 험한 꼴을 한 번 당하고 나면 회의감까지 든다”며 “응급실은 여전히 간호사들 사이에서 ‘기피 부서 1순위’로 꼽힌다”고 토로했다.

도내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 “병원 응급실 내 폭력 행위는 의료진의 신체적·정신적 충격은 물론 진료를 받는 환자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안전한 진료 환경 조성을 위한 강력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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