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일 보경반점 대표

“당신의 ‘넉넉함’은 어느 정도 입니까?”
제주시 용담2동에 위치한 보경반점 김석일(52)대표가 ‘나눔’을 뒤로 미루는 이들에게 건넨 질문이다.
김 대표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추진하는 착한가게 캠페인에 가입(27호)해 현재까지 매달 수익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탁하고 있다.
제주시 삼양동 출신의 김 대표는 중학교 시절 도내 한 중식집 주방보조로 일하기 시작해 40년 가까이 중식업에 종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 매우 가난했다. 그때 가장 좋아했던 음식이 자장면이었는데, 매일 실컷 먹는 것이 꿈이었다”며 “우연한 기회에 중식집에서 일할 수 있게 됐고, 그때 배운 기술과 노하우로 현재 중식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시 노형동에서 중식집을 하던 2009년 첫 기부를 시작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당시 그의 가게는 경영난에 문을 닫기 직전이었던 것.
김 대표는 “쓸 만한 인재는 유명 호텔 같은 소위 ‘알아주는 곳’으로 떠나고, 중식집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며 “게다가 주변에 경쟁 업소도 많이 생긴 상황이라 결국 경영난에 봉착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그런 와중에 ‘적은 돈이라도 십여명의 아이를 굶주리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라는 홍보문구가 눈에 띠었다”며 “순간 어렸을 적 내 모습이 떠올랐다. 비록 지금은 힘들지만 조금만 더 아끼면,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그의 지인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쳤다고 한다.
김 대표는 “가게 문을 닫네, 마네 하는 상황에서 기부를 한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결과적으로는 가게를 폐업하고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오히려 용기를 되찾았다. ‘나눔’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배웠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주기적으로 도내 고아원, 요양원 등을 찾아 급식 봉사를 진행한다. 또 매년 어버이날이면 동네 어르신들을 초청해 무료로 점심식사를 제공한다.
김 대표는 “내가 힘들어도 더 힘든 사람을 도울 수 있기에 ‘나눔’은 아름답다”며 “만약 다시 경영난에 부딪힌다 하더라도 ‘나눔’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누군가는 나를 비웃기도 했다. 기부는 나중에, 넉넉할 때 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되묻는다.
“당신의 ‘넉넉함’은 어느 정도 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