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관광’ 판치는 제주 外來시장
‘싸구려 관광’ 판치는 제주 外來시장
  • 제주매일
  • 승인 201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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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일단락되며 제주 외래(外來)관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뚝 끊겼던 중국인관광객 등이 몰려들며 도내 관광지 및 길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지난 몇 개월간 메르스로 시름하던 관련 업계도 모처럼 기지개를 펴는 모양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활기찬 외양과는 달리 깊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저가(低價) 패키지상품 판매 강요에 나서는가 하면 저가숙박 요구 등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메르스 후폭풍(後暴風)’이다.

실제로 도내 모 여행사는 1500명 규모의 중국 단체관광객을 포기해야 했다. 현지 대형 여행사에서 요구하는 가격을 도저히 맞출 수가 없었던 탓이다. 중국 여행사가 제주 체류비용 인하를 요구하는데 도가 너무 지나쳐, 큰 폭의 적자(赤字)를 감수하면서까지 관광객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토로다.

이 같은 사정은 호텔 등 숙박업계도 마찬가지다. 모객 규모에 따라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 숙박비 인하를 요구하는 것이 다반사라는 것.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이를 수용하는 업체도 있지만 혹시 ‘잘못된 관행’으로 굳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업계에 팽배하다.

이와 함께 국제 크루즈관광도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제주기항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이 또한 저가 일색이다. 이는 도내 면세점 객단가(客單價)를 보면 잘 드러난다. 올해 상반기 1인당 객단가는 200달러를 상회했다. 하지만 9월에는 1인당 100달러로 대폭 떨어졌다. 메르스란 악재를 떨쳐내고 회복세를 맞았다고는 하나 ‘속빈 강정’인 셈이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이러다 제주관광이 또다시 ‘싸구려’로 전락하지나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싸구려 관광지’로 한번 낙인(烙印)이 찍히면 좀처럼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 그간의 경험이다.

제주관광은 3년 연속 관광객 1000만명을 달성했다. 하지만 양(量)에만 치중한 나머지 질(質)적인 면에서 소홀한 점이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특히 외래시장의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直視)함으로써 제반 문제점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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