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정신의 실현은 청렴으로 가는 지름길
무소유 정신의 실현은 청렴으로 가는 지름길
  • 양한식
  • 승인 2015.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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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휴, 모처럼 집에서 나른한 시간을 보내던 중 책장 한 편에 자리 잡은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몇 해 전 입적하신 법정스님의 ‘무소유’였다. 10여 년 전 지인에게 선물 받아 네댓 번 읽어보고 한동안 잊고 있었던 책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겠지만 나 역시도 법정스님의 작품을 접하고 나면 그 분의 맑은 영혼이 내 안에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 들어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었다. 그래서 머리가 어지럽고 마음이 뒤숭숭한 날은 무소유를 읽으며 잡념을 떨쳐 버리곤 했다.

그러나 그 날은 복잡한 일이 생긴 것도 아닌데 이 작은 책에 절로 손이 갔다. 그리고 또 한 번 마음 깊은 곳에서 큰 울림을 받았다.

책은 ‘무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언가에 얽매이는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집착은 괴로움’이라고도 했다.

아,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괴로움을 안고 살았는가. 비단 물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사람에 대한 집착, 명예에 대한 집착 등으로 진정한 행복을 잊고 산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됐다.

무엇보다 현재 서기관이 돼 다시금 생각해 본 공직자의 자질에 대한 답을 이 책에서 찾게 된 것 같아 깊은 깨달음을 얻은 느낌이었다.

법정스님은 살아생전 무소유란 아무 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이며,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 공직자들도 법정 스님의 이러한 가르침을 늘 마음에 담고 이를 실천에 옮길 수만 있다면 부정과 비위는 더 이상 문젯거리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법정스님의 가르침이 일상에 파묻혀 살다보면 흐려지고 무뎌지기 마련이라 항상 곁에 두고 자주 찾아봐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 부서에서도 법정스님의 정신을 이어가고 공직자로서 무소유의 정신을 심중에 두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일주일에 한번 직원들에게 청렴과 관련된 좋은 글과 깨달음을 공유하는 ‘청렴 무소유 편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책의 말미에 언급된 것처럼 아무 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역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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