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불편한 일이다.
굳이 남을 해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감시를 당한다는 것은 분명 불쾌하고, 때론 섬뜩하기도 하다.
그러나 정보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감시에서 벗어나 살아갈 수 없다. 주변 곳곳에 설치된 CCTV가 내 모습을 촬영하고, 교통카드가 나의 출퇴근 정보를 기억하고, 점심때 혹은 퇴근시 사용한 카드기록이 내 취향을 기억한다.
내 생활의 거의 모든 것들이 감시와 직결돼 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억압이나 통제, 또는 사생활침해 대상으로만 인식하지는 않는다.
CCTV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찬성 의견과 사생활 침해라는 반대 의견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집 폭행사건을 비롯한 각종 범죄가 CCTV에 의해 해결되면서 긍정적인 면이 많이 부각되고 있음은 부인하지 못할것 이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CCTV설치를 적극 요구하기도 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설치 목적이 분명하지 않거나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은 경우에는 사생활침해로 여겨 처벌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양날의 칼을 가진 CCTV는 이제 우리 삶의 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다.
감시 연구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라이언은 관리와 통제를 위해 커뮤니케이션과 정보기술에 의존하는 모든 사회는 ‘감시사회’라고 정의하고 있다.
아울러 사회 변화와 기술 발전에 따라 감시를 새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더 이상 CCTV가 없어도 안심하고 생활 할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가 현실이 될 수 없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정보사회의 또 다른 두 얼굴이 있음을 인정하고, 감시가 만들어낸 질서 속에서 개인의 존엄성에 잠재적 위협이 되는지를 놓고 CCTV를 바라봐야 한다. 이렇게만 된다면 불편한 마음에 조금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