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권역 농산물 물류센터 ‘필수 인프라’
제주권역 농산물 물류센터 ‘필수 인프라’
  • 한 승 철
  • 승인 2015.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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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등 농산물 현안은 제값받기
유통비용·가격변동성 등이 문제
정부 3대과제 해결대책 추진 중

전국에 5개 거점 물류센터 건립 불구
제주거점은 부지확보도 안돼
건립위한 특단의 대책 필요

가을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아니 쏜살같이 가을로, 가을로 달려가고 있지 않나 싶다. 이럴 즈음 벼 수확이 한창인 가을 들판이 연상되곤 하지만 우리 제주에는 노랗게 익어가는 감귤이 가을이 왔음을 알린다.

감귤을 비롯해서 무·감자·당근 수확철이 돌아올 때마다 제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 농산물 유통문제가 현안으로 급부상한다. 그래서 9월초 국회도서관에서 개최된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했던 ‘제주지역 농산물 물류센터 건립 및 역할 강화 방안’을 재정리하고, 제주농산물 유통문제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려 한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구조의 문제점을 요약하면 크게 3가지다. 첫째 유통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가격에 비해 큰 부피와 중량·부패·감모 등 높은 손실률, 분산된 생산·소비주체 등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유통경로간 경쟁부족, 유통단계별 비효율에 상당부분 기인하고 있다.

둘째는 높은 가격변동성을 들 수 있다. 농산물의 비탄력적 공급수요, 자연재해 등 공급충격에 취약한 특성과 도매시장 경매제도의 내재적 한계, 수급관리 미흡 등으로 인해 하루사이 최고 30%까지 가격이 폭락·폭등하기도 한다.

셋째는 산지와 소비지가격의 비연동성이다. 산지가격 하락 시에도 소비지가격은 요지부동일 때가 다반사다. 한창 잘못된 것이지만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의 현주소다.

이러한 농산물 유통의 3대과제를 풀기 위해 정부는 2013년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대책’을 발표해 추진하고 있다. 생산자단체 유통계열화·도매시장 개선·수급관리 체계화·직거래 확대 등 4개 분야로 나눠 개선성과를 지속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이를 통한 핵심목표는 도매시장을 활용하는 전통적 경로를 2012년 53%에서 2016년까지 40%로 축소하고, 생산자단체 유통계열화를 소매기준 12%에서 20%로 확대하고, 직거래를 4%에서 10%로 확대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번 개선대책의 가장 큰 특징은 유통경로간 경쟁을 유도하는 것으로, 과거 정부에서 여러 차례 추진했던 대책과 비교했을 때, 차별성을 갖고 있다. 유통경로간 경쟁이 이뤄질 때 유통비용을 낮추는 압박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지역 농산물 물류센터 건립은 생산자단체 유통계열화 분야에 속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농협중앙회가 2011년부터 ‘경제사업 활성화 방안’으로 구상해온 사업으로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대책’(2013년5월27일)과 맞물려 추진되고 있다.

전국에 5개 거점 물류센터가 건립되는데, 경기 안성·경남 밀양·전남 장성·강원 횡성 순으로 조성되거나 준공계획이 확정되고 있으나 유독 제주거점 물류센터는 부지확보도 안 되고 있다. 그동안 제주농산물 유통정책이 도외 출하에 올인(all-in)하다 보니 거점 물류센터 조성과 같은 도내 유통은 다소 소홀하지 않았는지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결론적으로 제주권역 농산물 물류센터는 제주농민과 도내 소비자가 이익이 되는 지속가능한 유통 실현과 제주농업 발전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 판단되어진다.

제주권역 농산물 도매물류센터 조성의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거점물류센터는 생산자단체의 유통계열화 사업이자, 생산자단체의 시장점유율을 넓히는 수단으로서의 대안 유통경로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그동안 도외 출하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유통정책에서 탈피, 비농가 소비자에게 신선한 청정 먹거리를 값싸게 제공하고, 도내 소비량을 확대할 수 있다. 신토불이(身土不二)나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와 같은 이른바 로컬푸드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최소물류 단위를 설정하는 물류효율화·부가가치물류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농산물 유통문제 해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제주 권역 도매물류센터 건립 등 특단의 대책들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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