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서 추석인사 드립니다”
가족 생각에 붉어진 ‘눈시울’
“남쪽서 추석인사 드립니다”
가족 생각에 붉어진 ‘눈시울’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5.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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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맞이 탈북자 합동 차례지내기·북한음식 나눔행사

“북녘 고향에 계신 부모, 형제, 조상님들, 그곳을 벗어나 이곳 남녘에서 추석 인사를 드립니다. 평안하세요.”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5일 앞두고 서귀포경찰서(서장 유철)는 지난 22일 오후 서귀포시내 한 음식점에서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추석맞이 탈북자 합동 차례 지내기 및 북한음식 나눔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합동 차례는 유철 서장과 강신보 보안협력위원장, 이경용 민주평통서귀포시지회장(도의원) 등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보안계 신변보호반이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인 삼헌관을 맡아 의식을 거행했다.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 10여 명은 순서대로 나서 북한에 두고 온 이들에게 술잔을 올리고 두 번 절을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후 이어진 북한이탈주민 중 성악을 전공한 A씨의 구슬픈 ‘홀로아리랑’이 울려 퍼지자 눈물바다로 변했다.

차례를 지낸 후에는 평양 등 6개 지역 150여 종의 북한 전통 음식을 발굴하고 북한 음식을 나누는 행사가 진행됐다.

참여한 이들과 북한이탈주민은 총떡과 송편, 녹두 지짐, 평양 만두 전골, 분탕 잡채, 아바이 순대를 나눠 먹으며 북녘에 두고 온 이들을 추억했다.

북한이탈주민 B씨는 “추석 대명절을 앞두고 북녘에 두고 온 이들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은 데 이렇게 차례를 지내줘 감사하다”며 “이번 자리를 마련해 준 신변보호관들이 평소에도 가정폭력과 학교폭력 예방 등에도 항상 신경을 써줘 지역에 정착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서귀포경찰서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고향에 갈 수 없는 북한 이탈주민들이 그리움을 달래길 바란다”며 “이들이 지역 사회에 조기에 정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귀포경찰서는 경찰서 3층 산남마루에서 관내 결혼이주여성 5개국 3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골든벨 O/X 퀴즈대회’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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