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 고향에 계신 부모, 형제, 조상님들, 그곳을 벗어나 이곳 남녘에서 추석 인사를 드립니다. 평안하세요.”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5일 앞두고 서귀포경찰서(서장 유철)는 지난 22일 오후 서귀포시내 한 음식점에서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추석맞이 탈북자 합동 차례 지내기 및 북한음식 나눔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합동 차례는 유철 서장과 강신보 보안협력위원장, 이경용 민주평통서귀포시지회장(도의원) 등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보안계 신변보호반이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인 삼헌관을 맡아 의식을 거행했다.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 10여 명은 순서대로 나서 북한에 두고 온 이들에게 술잔을 올리고 두 번 절을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후 이어진 북한이탈주민 중 성악을 전공한 A씨의 구슬픈 ‘홀로아리랑’이 울려 퍼지자 눈물바다로 변했다.
차례를 지낸 후에는 평양 등 6개 지역 150여 종의 북한 전통 음식을 발굴하고 북한 음식을 나누는 행사가 진행됐다.
참여한 이들과 북한이탈주민은 총떡과 송편, 녹두 지짐, 평양 만두 전골, 분탕 잡채, 아바이 순대를 나눠 먹으며 북녘에 두고 온 이들을 추억했다.
북한이탈주민 B씨는 “추석 대명절을 앞두고 북녘에 두고 온 이들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은 데 이렇게 차례를 지내줘 감사하다”며 “이번 자리를 마련해 준 신변보호관들이 평소에도 가정폭력과 학교폭력 예방 등에도 항상 신경을 써줘 지역에 정착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서귀포경찰서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고향에 갈 수 없는 북한 이탈주민들이 그리움을 달래길 바란다”며 “이들이 지역 사회에 조기에 정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귀포경찰서는 경찰서 3층 산남마루에서 관내 결혼이주여성 5개국 3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골든벨 O/X 퀴즈대회’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