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마카오 편중 유커 방문지 변화
제주, 시장분석과 대응전략 필요
전 세계는 중국인관광객(이하 유커) 열풍에 휩싸여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외여행을 경험한 유커는 약 1억 700만명으로 지출한 비용도 약 160조 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제주 역시 어디를 가도 유커들로 북적인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제주를 찾은 유커는 약 286만명으로 전체 외국인관광객 333만명의 85%를 상회하는 비중이다. 2011년에 제주를 찾은 유커가 약 57만명 수준이었는데 불과 3년 만에 5배나 증가한 셈이다. 이러한 증가세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는 1억명이 넘는 유커가 국외여행에 나섰지만 약 67%는 홍콩과 마카오에 머무르는 상황으로 이들 수요가 한국을 비롯한 일본, 동남아시아 등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넘쳐나는 유커들로 물가상승, 교통체증, 환경오염 등의 부정적 영향에 반발하는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여타 아시아 국가로의 이동이 급속하게 이뤄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일본은 이미 이러한 변화를 예견했는지 다양한 정책과 전략을 꾸준히 준비해 왔다. 일본 전 국토의 무료 와이파이 추진, 소비세 면세절차 간소화와 품목 확대, 무인 환전기의 확대 보급 등 유커들이 좋아하고 반길만한 전략들을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의 메르스 위기 영향으로 유커들의 일본행이 급증했는데, 이러한 증가세는 일본인 특유의 친절함과 잘 갖춰진 쇼핑인프라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함을 우리는 예의주시해야 한다.
일본의 전자상가를 찾은 유커들이 TV에서 비데까지 싹쓸이 쇼핑관광을 했다는 보도를 결코 우습게 볼 상황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해기준 방한 유커는 612만명으로 방일 유커 241만명과 비교하여 약 2.5배 이상 격차를 보였는데, 올해 들어 격차는 거의 사라진 상황이다. 오히려 언제 역전될지 모르는 위기에 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제주는 나름대로의 시장분석과 대응전략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
유커들의 변화를 살펴보고 전망해보자. 첫째, 개별관광객과 가족 단위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변화는 2013년 10월 1일 전격 시행된 중국의 여유법 영향과 함께 1자녀(소위 소황제)를 배려하는 관광이 트렌드를 이루면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는 개별 및 가족 단위 유커들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
교통, 정보체계, 숙박, 식음료 전반에 걸쳐 개별 및 가족 단위 맞춤형으로 개선해야 한다. 가족과 함께하기 좋은 관광코스의 소개, 가족 단위 할인프로그램의 보편화 등 일본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둘째, 국외여행을 주도하는 계층이 과거의 ‘류링허우(60년대 태생)’, ‘치링허우(70년대 태생)’에서 ‘바링허우(80년대 태생)로 옮겨가면서 유커들이 젊어지고 있다. 바링허우의 특징은 능숙한 스마트기기 활용 능력이 관광목적지의 선택과 관광정보 검색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중국의 유력 IT 조사기관인 엔포데스크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관광시장의 규모는 올해 62조원, 오는 2017년에는 8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제주가 추진하는 제주도 전 지역 무료 와이파이 계획의 조기 실현, 빅데이터의 단계별 구축과 전략적 활용, 맞춤형 관광앱의 지속적 개발과 보급이 중요하다.
특히 중국의 온라인 관광사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확대도 관계마케팅을 중시하는 중국 관광시장의 특성상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유커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쇼핑이라는 점에서 쇼핑인프라의 지속적 확충은 몇 번을 얘기해도 부족함이 없다. 쇼핑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장 큰 애로점으로 지적되는 언어소통 문제의 해결과 가격과 품질은 물론 서비스 경쟁력의 지속적 강화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