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예술인 작품 전시·판매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제주 색깔’은 부족해 아쉬워
지역자원 활용한 창작물 필요
농산물도 가격외 가치로 평가받아야
문화예술 제주농업 변화의 기폭제
언제부터인가 제주는 플리마켓(flea market) 열풍이다.
플리마켓은 벼룩시장처럼 중고물품을 사고팔거나 서로 교환하는 장터를 뜻하지만, 최근에는 문화 예술인들이 작품이나 소품들을 자유롭게 전시·판매하면서 서로 소통하는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는 듯 하다.
서울의 홍대앞 예술시장이나 세종예술시장을 마치 옮겨놓은 듯 다양한 창작물들이 우리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제주로 이주해온 이주민들에 의해 더욱더 빛을 발하고 있다.
그들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탄생된 다양한 창작물들은 관광객은 물론이고, 제주도민들에게도 이색적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플리마켓의 색깔은 이국적이고, 틀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으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주의 색깔이라고 하기에는 “딱히”라는 표현이 적당할지도 모른다.
필자도 플리마켓을 종종 다녀보면서, 짜여진 틀속에서 잠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기도 한다. 하지만, 뭔가 아쉬움을 버릴순 없다.
그곳엔 제주문화보다는 외국문화, 특히 제3국가들의 문화가 많은 부분을 점유하고 있고, 또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것이 옳고 그름이 아니라 우리의 것들, 특히 제주의 것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부족하기에 더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필자는 플리마켓보다는 로컬푸드 장터라든지 오일장을 더 찾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사람마다 바라보는 관점과 시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곳엔 사람 냄새가 난다. 조금은 투박하지만 정감이 넘치는 할머니가 연상되기도 한다.
향후 제주형 플리마켓은 어떤 모습일 때 좀 더 가치있는 것일까? 라는 질문도 던져본다.
요즘은 플리마켓의 셀러들도 제주스러움과 지역의 다양한 자원들을 이용한 창작물들을 만들어내고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지역과 함께 고민하며, 그 고민들이 문화예술로 승화되고, 지역의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자리잡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요즘 제주는 크고 작은 행사로 활기가 넘쳐난다. 다음주부터 프린지 페스티벌, 삼성혈 문화축제, 낙엽축제, 탐라문화제, 올레걷기축제, 감귤박람회, 국제아트페어 등등. 모든 행사가 그런건 아니지만, 행사장엘 가보면 몽골텐트가 즐비하고, 국수와 파전 그리고 소주와 막걸리 혹은 고기굽는 냄새로 가득하기만 하다.
특히, 관(官)주도의 행사장에 가보면 더더욱 그렇다. 아마도 행사에 맞는 콘텐츠를 찾아봤겠지만 특별한 콘텐츠가 없어서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과거엔 먹고, 마시고, 부르고가 축제의 묘미라고들 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젠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찾고자하는 움직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변화의 움직임속에 의미를 부여하고, 다양성과 창조성을 가미하고 싶다면 기획단계에서부터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양한 문화예술인들에게 조금이나마 기회가 주어지면서, 행사를 알차게 꾸밀 예정이라는 것이다.
행사에 플리마켓이 접목되고, 제주스러움을 강조하는 셀러들이 늘어간다는 것이다.
제주스러움의 다양성! 그것은 앞으로 제주를 먹여 살릴 트렌드일 것이다. 나의 어머닌 지금도 “문화예술이 밥먹여주냐?”고 물으신다. 난 그때마다 “과거와는 달리 이젠 밥 먹여줍니다!”라고 답을 한다.
축제도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농업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예술과 만나 콜라보레이션을 이룬다면 밥을 먹여 주리라 생각한다.
농산물의 가치를 “kg당 얼마?”식의 평가가 아닌 생산자의 스토리가 또다른 가치로 평가받을 때 농업도 희망을 찾아갈 것이다.
한중FTA로 농업인들은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만은 없을 것이다.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 공감대가 농산물의 새로운 가치 창조를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그 시도들이 결과물로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길 바랄뿐이다.
제주올레가 제주관광의 변화를 일으키듯, 문화예술이 제주농업을 변화로 이끌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