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에서 정치 집회가 금지된 가운데 이례적으로 반 군부, 반 쿠데타 시위가 발생했다.
2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신민주주의 운동'이라고 자칭한 단체 소속원, 대학생 등 200여 명은 전날 오후 방콕 시내 탐마삿 대학에서부터 민주주의 기념탑까지 평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민주주의가 후퇴했다' '국민에게 권력을 돌려줘라'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군홧발에 짓밟히는 국민을 묘사한 포스터를 흔들었다.
이번 시위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실각시킨 지난 2006년 군부 쿠데타 발생 9주년을 맞아 열렸으며, 경찰과 군부는 이 시위를 불허하고 불법 시위로 간주했으나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하지는 않았다.
군부가 5인 이상이 모이는 정치 집회를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시위는 프라윳 찬-오차 총리가 지난해 5월 쿠데타를 일으키고 나서 열린 시위로는 가장 큰 규모 중 하나에 해당한다.
프라윳 총리가 이끄는 군부는 지난해 상반기 약 반년 동안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자 치안 회복과 국민 화해를 내세우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후 군부에 반대하는 소규모 시위가 몇 차례 발생하기는 했으나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전면 금지한 군부의 강압 통치로 인해 군부에 반대하는 정치적 움직임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프라윳 총리는 총선을 올해 말에 실시하는 등 신속히 민정 이양 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헌법 개정 지연 등으로 인해 총선 시기가 오는 2017년 중순으로 연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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