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추정 시신 신원 확인 난항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 전복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선체 합동 감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7일 제주지방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추자도 신양항 추자해양경비안전센터 앞에서 진행된 합동 감식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선박안전기술공단, 해난심판원 등으로 구성된 16명이 참여했다.
해경이 돌고래호의 엔진이 꺼진 뒤 너울이 쳐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만큼 합동 감식은 엔진이 꺼진 경위를 밝히는 데 초점이 모이고 있다.
해경은 생존자 3명의 진술을 분석한 결과 엔진 내부 결함과 불량 연료 사용, 침수 여부 등 사고 당시 엔진의 상태를 밝히는 것이 감식에서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사고 당시 추자도 해역에는 비바람이 강하게 불고 파도가 높게 일었는데 큰 파도가 칠 때 엔진 정지 여부는 선박 전복 사고에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식반은 또 선체의 구조가 갑판과 기관실 등으로 단조로운 것에 주목하고 증·개축됐는지 등에 대해서도 살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날 오후 6시5분께 하추자도 남동쪽 7km 해상에서 해경 경비정이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으나 훼손이 심해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은 DNA 검사를 통해 신원을 파악하고 있으며, 정확한 신원 확인에는 2∼3일 걸릴 전망이다. 이 시신이 돌고래호 전복 사고의 실종자로 밝혀지면 이번 사고의 사망자는 14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가용 인력을 총 동원해 이뤄지는 집중 수색 작업은 돌고래호 실종·사망자 가족대책위원회와 해경 등이 협의한 대로 오는 2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돌고래호는 지난 5일 저녁 추자도 신양항에서 출항, 전남 해남 남성항으로 가다 통신이 끊긴 뒤 11시간 가까이 지난 6일 오전 6시25분께 추자도 인근 해역에서 전복된 채 발견됐다.
해경은 돌고래호 탑승자가 21명이라고 잠정 집계했다. 이 중 현재까지 1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3명은 구조됐고, 5명은 실종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