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민·활동가 “민군복합미항 이행 점검이 우선”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 해군의 첫 이지스함인 7600t급 세종대왕함이 처음으로 입항하면서 군항의 기능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주해군기지에 군함 입항 소식이 알려지자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이들이 ‘해군기지 결사반대’ 시위에 나서 여전히 봉합되지 않은 갈등의 모습을 드러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해군은 16일 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조성 중인 제주해군기지에 완공 전 함정의 부두 계류 안정성 등을 테스트하기 위해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DDG)을 군함으로 입항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은 360도 전방위를 감시하는 스파이-1D 이지스 레이더와 각종 미사일, 기관포로 3중 방공망을 구축하고 최대 1000㎞ 떨어져 있는 항공기나 미사일을 찾아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대왕함에 이어 4400t급 다목적 구축함 대조영함(DDH-II), 3200t급 구축함 양만춘함 등 군함 5척도 입항해 부두계류시험을 했다.
해군은 세종대왕함을 시작으로 다음 달 중순까지 호위함과 초계함, 상륙함, 구조함, 소해함, 잠수함, 고속정 등 군함 종류별로 총 21개 유형 22척을 대상으로 해군기지의 출·입항과 부두 계류 시험에 나설 계획이다.
제주해군기지는 현재 89%(항만 93%, 육상 79%)의 공정률을 보이며, 오는 12월 완공되면 제주기지전대가 창설되고 해군 7기동전단과 잠수함전대가 상주하게 된다.
강동길 해군기지사업단 계획통제실장은 “이번 군함 입항을 통해 항만 기능 정상 발휘 여부와 부두 안전성, 부두 지원 설비의 적절성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제주해군기지로 세종대왕함이 입항하려하자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활동가 3명이 카약 3대를 타고 해상 시위에 나섰다.
또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 등 10여 명은 제주해군기지 옆 강정포구에서 ‘이지스 물러가라’, ‘해군기지 결사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 등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펼쳤다.
이와 함께 강정마을회와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이날 논평을 내고 “해군은 군함 입출항 안전성을 점검하기 이전에 민군복합형관광미항으로 건설하겠다는 도민과의 약속이 이행됐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해군기지가 민군복합항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15만t급 크루즈 2척이 동시 접안된 상태에서 군함 출입이 안정적으로 돼야 하는 만큼 이에 대한 사전 점검도 필요하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