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 선체에 대한 합동 감식이 이르면 다음 주 말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체를 인양하고도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시급한 합동 감식이 미뤄지면서 해경이 늦장을 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1일 제주지방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돌고래호 사고 당시 배의 엔진이 멈춘 뒤 외부 충격에 의해 전복된 것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경은 생존자 3명의 진술을 분석한 결과 엔진 내부 결함과 불량 연료 사용, 침수 여부 등 사고 당시 엔진의 상태를 밝히는 것이 감식에서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고 당시 추자도 해역에는 비바람이 강하게 불고 파도가 높게 일었는데 큰 파도가 칠 때 엔진 정지 여부는 선박 전복 사고에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 만인 지난 9일 돌고래호 선체 인양이 완료됐지만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정밀 감식은 미뤄지고 있다.
실제 해경은 선체 인양 다음 날인 10일 제주해양경비안전서 명의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선박안전기술공단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11일로 잡혔던 감식 일정을 돌연 연기했다.
해경은 사고 당시 배의 엔진 상태를 정밀 분석하기 위해 선박 엔진 전문가를 확보하는 데 시간이 걸리다 보니 감식이 늦춰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평현 제주지방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해양안전심판원이 추천하는 민간인 전문가를 섭외하는 데 시간이 걸려 부득이하게 합동 감식을 연기하게 됐다”며 “선박 수리 업체에 엔진을 수리한 내역을 확보하는 시간도 필요해 합동 감식은 빨라야 다음 주 말쯤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