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청사 재배치와 문화광장 조성
서귀포시 청사 재배치와 문화광장 조성
  • 한국현 기자
  • 승인 2015.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나뉜 시청사
시민들 1·2청사 번갈아 방문 불편
서귀포시 통합 아닌 재배치로 결정

문화광장 조성으로 원도심 활성화
사유지 매입·예산 확보가 관건
‘두 마리 토끼’ 잡으려면 공감대 필요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서귀포시 청사 재배치 문제다. 서귀포시는 지난달 말 ‘청사 재배치 및 2청사 활용계획’ 발표했다. 신시가지에 있는 2청사 내 부서를 1호광장 인근의 1청사로 재배치하고, 그 자리에는 조직개편에 따라 내년 초 신설되는 문화관광스포츠국과 혁신도시 이전 기관에게 임대하는 게 골자다. 현을생 시장은 “청사 재배치를 두고 어떤 방식이 주변 지역 상권 침해나 인구유출 같은 도시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 놓았다.

서귀포시 청사통합은 지역의 최대 현안 중 하나다. 서귀포시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2개의 청사를 사용하고 있다. 1청사는 옛 남제주군청이 있던 자리고 2청사는 서귀포시가 사용하던 건물이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시민들은 인허가와 민원서류 발급 등 행정서비스를 받기 위해 1·2청사를 번갈아 방문하는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1청사를 찾았다가 2청사로 가야한다는 직원의 말에 투덜거리며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도 많다. 10년 가까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현을생 시장 이전의 시장들 대부분은 2청사로의 통합을 추진했다. 용역결과도 ‘2청사로 통합’ 이었다. 청사통합은 대학 유치와 맞물리며 추진됐다. 1청사를 2청사로 통합하고, 1청사에는 국내·외 단과대학 등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학 유치는 번번히 실패했고 1· 2 청사 분리 운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청사 재배치로 결론이 나면서 1청사 대학 유치는 물 건너 갔지만 지역에 대학을 유치하려는 시민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서귀포시대학유치위원회가 제주도의 옛 탐라대 부지 매입을 반대하면서 대학 유치를 모색하고 있다.

서귀포시의 청사 재배치는 사실상 1청사로의 통합이다. 문화관광스포츠국 빼고는 모든 부서가 1청사로 배치된다. 현재 1청사 인근은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서 가장 우려되는 게 교통문제다. 시는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1청사에서 5분 거리인 서귀포의료원 입구 제주대학교 부지(3538㎡)를 매입, 차량 7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또 제주도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서귀북초등학교에서 서귀포문화원 간 500m 도로가 개설되면 1청사 주변 교통난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청사 재배치와 함께 문화광장 조성도 계획하고 있다. 문화광장 조성은 원도심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문화광장 예정지는 서귀포시민회관 일대다. 시는 지은 지 40년이 넘는 시민회관을 철거하고 인근에 들어설 아시아 CGI창조센터와 연계한 문화광장을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아시아 CGI창조센터는 옛 서귀포시교육청 자리에 들어설 예정으로 현재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문화광장에는 하천을 낀 생태공원도 조성된다. 35년 전 복개된 동홍천을 복원해 수로를 만들고 6000㎡ 규모의 생태공원을 조성,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으로 제공한다. 현 시장은 “문화광장 조성과 동홍천 복원은 서귀포시 원도심 활성화의 거점이자 중추신경을 만들어 나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귀포시 청사는 통합이 아닌 재배치로 결정됐다. 시민 모두가 공감하는 최상의 선택은 아니지만 고민 끝에 내린 결과물로 보인다. 청사 재배치에만 신경쓰지 말고 신시가지 주민들이 주민설명회에서 요구했던 교육·문화시설 등 인프라 구축도 병행해 추진해야 한다. 문화광장 조성도 간단치 않다. 시가 계획하고 있는 문화광장 조성 면적은 9308㎡다. 시민회관 인근 주민들이 소유한 토지와 건물도 포함하고 있다. 아직은 계획 단계지만 사유지 매입이 관건이다. 시는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해당 지역주민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예산 확보도 문제다. 시는 문화광장 조성사업에 140억여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예산은 대중앙 절충을 통해 국비를 확보하고 지방비 부담을 최소화 해 나가겠다고 했다.

서귀포시가 청사 재배치와 문화광장 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고 있다. 특히 문화광장 조성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시민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