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문제로 제주평화 정체성 퇴색”
“해군기지 문제로 제주평화 정체성 퇴색”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5.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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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강정평화컨퍼런스 7~9일까지 강정마을 평화센터서 개최
▲ 7일 강정마을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에서 열린 제2회 강정평화컨퍼런스에서 참가자들이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고권봉 기자 kkb@jejumaeil.net

제주 역사에서 평화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장치를 구축하는 방안과 평화의 섬 간의 연대를 진전시키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실천계획을 세우는 컨퍼런스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7일 2015년 제주 평화의 섬 선언 10주년을 맞아 제2회 강정 평화 컨퍼런스가 서귀포시 강정마을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에서 ‘비무장 평화의 섬, 그 의미를 조명, 성찰하고 계획한다’를 주제로 열렸다.

이번 컨퍼런스는 오는 9일까지 열리는 것으로 제주도와 오키나와, 괌 등 동북아의 군사적 배치로 자연과 주민의 삶이 훼손되고 있는 여러 섬을 ‘비무장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 추진됐다.

이날 고창훈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제주 평화의 섬 선언의 의미와 전망’에 대한 주제 발표에서 “세계평화의 섬 10주년을 생각하면 세계평화의 섬이라는 선언적 의미만 있다”며 “국가적으로는 해군기지 건설 문제에 집중하면서 제주평화의 정체성은 퇴색했다는 지적이 많다”고 꼬집었다.

특히 고 교수는 “제주 평화의 섬에 대한 정체성이 상실된 현재 상황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세 가지의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제주4·3 화해의 다음 단계로 국제적 배상과 화해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강정 생명평화센터의 출범을 계길 강정마을이 동북아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강정 국제환경대학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앞서 강우일 주교는 ‘그리스도인이 추구하는 평화’에 대한 주제 발표를 통해 “무력으로 폭력과 죽음을 확산시키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하게 호소한다”며 “여러분이 지금 무찔러야 할 적으로 여기는 사람은 바로 여러분의 형제나 자매임을 깨닫고 무기를 든 손을 거둬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지적했다.

이어 강 주교는 “무력의 길을 포기하고 대화와 용서, 화해를 통해 다른 이들을 만나러 가는 길을 나서야 한다”며 “여러분 주위에 정의와 신뢰, 희망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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