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한지 1년여 만에 애물단지로 전락한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 악재가 겹쳤다. 국토교통부가 김포공항 내에 ‘국립항공박물관’을 건립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관람객 감소는 물론 그동안 추진했던 제주항공우주관의 ‘국립화(國立化)’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국비 934억원이 투입되는 국립항공박물관은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오는 2018년 말 개관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항공산업의 역사와 유물을 체계적으로 전시 홍보하는 국내 최초의 국립박물관이라며, 비행원리 체험 및 항공안전체험 교육장 등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김포 국립항공박물관의 기능과 역할이 제주항공우주관과 상당부분 겹친다는 점이다. 특히 대중교통 접근성이 용이(容易)해 수도권 학생 등 육지부 관람객이 몰릴 가능성이 커 제주의 입장에선 큰 타격을 입을 것이 뻔해 보인다.
올해 1월부터 8월말까지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은 16만9000여명. 이 가운데 80%인 13만5000여명이 도외 관람객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당초 예상보다 관람객 목표가 58%, 매출액 또한 절반에 그쳐 적자(赤字)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김포 항공박물관 건립은 제주항공우주관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는 최대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기대했던 국립화나 국비 지원 또한 이번 국립항공박물관 건립으로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예견된다. 운영 주체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새로운 활로 모색을 위한 묘책(妙策)을 찾지 못하는 한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두고두고 ‘애물단지’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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