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감귤산업 도약, 열매솎기에 달렸다
제주감귤산업 도약, 열매솎기에 달렸다
  • 제주매일
  • 승인 201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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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 제주시 이호동주민센터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이 있다. 자식 모두를 사랑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나타내는 속담이다.

나는 농사 짓는 모든 분들을 볼 때마다 이 속담이 생각난다. 씨 뿌리고, 잡초 뽑고, 거름 주고 정성을 다해 농사를 지은 농부들에게는 과실 한 알, 한 알이 모두 소중하다.

그러나 이제 농업인들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할 시기가 왔다. ‘내 자식 같은 과실 하나라도 더 거둬들여야지’ 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소탐대실 하지 말자’는 생각을 해주셔야 할 때인 것이다.

특히 감귤의 경우 그동안 수확하는 전량을 상품으로 팔지 못하면 가공용으로라도 판매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극소과나 극대과까지 수확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서 얻은 것은 제주 감귤 전체의 품질 하락과 이미지 실추였다.

과거 대표적인 겨울 과일이던 제주 감귤은 이제 하우스 과일과 수입 열대과일에 밀리는 실정이다. 이런 제주감귤산업의 위기는 행정적인 노력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다.

농가의 자발적인 노력이 있어야 제주감귤산업의 제2의 도약을 꿈꿔볼 수 있다. 앞으로는 점차 가공용 감귤 수매 지원금도 줄어들 예정이므로 나무 아래쪽에 달려 햇볕을 못 쬐는 작은 과실이나 상처 나고 병해충에 시달린 과실, 배꼽을 하늘로 향한 극대과까지 ‘미래를 위해 투자 한다’는 생각으로 솎아내 상품용 감귤에 집중해야 한다.

금방 들통 날 강제착색은 그만 두고, 수확시기를 좀 더 늦춰 감귤이 그 본연의 색으로 물들게 해야 한다. 행정에서도 판로 확대, 방풍림 정비, 농기계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물론 한 두 해 노력했다고 금방 상황이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산하느라 힘들었던 감귤 나무가 다시 힘을 되찾아 적당한 크기의 달고 맛있는 감귤을 낳는 내일을 그리며 민·관이 진득하니 노력한다면, 맛도 좋고 몸에도 좋아 손이 노래질 정도로 제주감귤을 달고 산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내일이 꼭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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