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안가나, 방파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테트라포드(Tetrapod) 일명 ‘삼발이’라고 불리는 콘크리트 인공구조물을 아는가? 테트라포드는 사계절 푸른 바다에서 밀려오는 물살을 막아주고 파도를 분산시켜 방파제의 유실을 방지하며, 선박들을 보호해 주기도 하는 등 항구의 안전을 책임지는 네 개의 원통형 기둥이 중심에서 밖으로 돌출된 형태의 구조물이다.
엉뚱하게 들리겠지만, 항구의 안전을 책임지는 이 테트라포드가 우리의 생명을 한순간에 앗아갈 수 있는 방파제의 어둠의 그림자이다.
사람들은 테트라포드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낚싯대를 드리우거나 포즈를 취해 사진을 찍기도 하며 테트라포드 사이사이를 거닐며 산책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위험천만한 행동들이다. 전국적으로 방파제 주변 테트라포드에서 추락해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그 위험성은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테트라포드 위에 오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걸까? 보통 높이가 약 3~5m 정도인 테트라포드 여러 개가 방파제 주위에 뒤엉켜 있어 테트라포드와 테트라포드 사이는 미로처럼 구조가 복잡하다. 원통형 기둥이어서 손으로 잡을만한 부분도 없고, 바다 위로 노출돼 있는 부분뿐만 아니라 바닷물에 잠긴 부분은 물이끼와 해초까지 자라고 있어 표면이 미끄러우므로 혼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게다가 떨어지면서 콘크리트에 부딪혀 타박상을 비롯한 골절, 두부 손상 등 대부분 신체손상을 입게 되면 꼼짝없이 구멍 안에 갇히는 꼴이 된다.
군사시설이나 문화재 보호구역 안에 있는 테트라포드 지역에는 경고문과 울타리를 설치해 철저하게 출입을 통제하고 처벌도 엄격하지만, 그 외의 장소에는 출입을 규제할 방법도 딱히 없는 게 현실이다.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출입을 규제할 수 있는 강제적이고 물리적 방법도 필요하지만, 먼저 테트라포드의 위험성을 알고 우리 스스로가 테트라포드 지역으로의 출입을 삼가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바닷가의 테트라포드는 눈으로만 즐기도록 하고 언제나 끔찍한 사고의 당사자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해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없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