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웠던 여름도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에 가을이 가까워짐을 느끼면서 한결 가벼운 마음이 든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8월초 어느 날,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활하는데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장애인, 어르신 등 혼자 사는 가구를 방문하게 됐다.
대부분의 가정은 나름대로 폭염을 지혜롭게 이겨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홀로 살고 있는 한 장애인 가구를 방문 했을 때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사람이 살고 있기는 한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다. 숨이 턱턱 차오르는 더위 속에서 장애인은 혼자 방안에서 누워 있었고, 온몸이 땀으로 목욕을 할 정도로 힘든 지경에도 질병과 장애로 인해 실신 정도의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누워서 인기척 하나 없는 장애인을 보면서 순간 ‘큰일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깨워 말을 시켰지만, 여러 차례 답이 없는 장애인은 한 참이 지나서야 “무사~자는 사람을 자꾸 깨웜서?” 라고 술 냄새를 진동하며 답을 했다.
찾아온 이유와 위험한 상황을 설명하고 난 후, 목욕을 하고 나오는 장애인에게 힘든 일이 있으면 연락 주라는 말을 남기고 다음 방문 가구로 이동했다.
사회복지 공무원을 하면서 이런 경우를 많이 봐왔다. 알코올 중독이 있는 분들은 알코올로 인한 질병이 있기 때문에 날씨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올해처럼 폭염이 심한 날에는 더위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더 조심해야 된다.
우리 주위에는 알코올 중독 뿐만 아니라 장애·노인·청소년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혼자 사는 분들이 많다. 제주시청 주민복지과 희망복지지원계에서도 올해 컨테이너 및 비닐하우스 등 비정형 가구 24가구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안전 확인 및 불편사항 점검을 하고 있다.
우리 주변 이웃을 한 번 더 돌아보면서, 이러한 분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고, 이러한 분들이 발견되면 가까운 읍·면·동주민센터나 제주시청 주민복지과 희망복지지원계(☎728-2981~3)로 알려주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