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그적’ 경찰·소방···도민 안전 ‘빨간불’
‘뭉그적’ 경찰·소방···도민 안전 ‘빨간불’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5.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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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출동 구조 체계 구축·운영 실태 감사 결과

경찰의 위급 상황 대응이 미흡한 데다 소방의 지령 소요 시간 역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도민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은 담은 ‘긴급 출동 구조 체계 구축·운영 실태’ 감사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국민안전처와 경찰청 등을 대상으로 지난 4~5월 두 달간 진행됐다.

경찰청은 폭증하는 112 신고로 20%의 신고를 ‘통화 중’ 등으로 인해 연결하지 못하자 지난해 1월부터 ‘112 콜백(Call Back)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말 없이 끊는 무응답 전화와 신고 접수를 위해 대기하다 신고를 포기한 전화에 대해 문자 메시지 발송하거나 전화를 다시 걸어 위급 상황을 확인하는 제도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제주지방경찰청으로 접수된 무응답·대기전화 건수는 5만5048건으로, 이 중 절반이 조금 넘는 3만1024건(56.3%)에 대해서만 콜백이 이뤄졌다.

그런가 하면 지난 3월 제주시 협재해수욕장에서 발생한 남성 4명의 집단 자살 사건이 112 신고 정밀측위(정밀한 위치 확인) 실패 사례라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사망자 중 한 명인 A(26)씨는 누나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A씨의 누나는 3월 30일 오전 11시 경찰에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하고 기지국 일대를 수색했다. 경찰은 신고 12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10시40분께 협재해수욕장 텐트 안에서 이들을 발견했지만 모두 숨진 뒤였다.

이와 함께 화재·구급 발생 시 신고 접수부터 출동 지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 평균 지령 소요 시간 역시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지난해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의 화재와 구급 상황 평균 지령 소요 시간은 각각 103.8초와 95.2초로, 전국 평균인 89.8초·80.3초와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각각 53.6초와 52.7초로 화재와 구급 상황 평균 지령 소요 시간이 가장 짧은 부산소방안전본부와는 갑절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경찰청에 112 신고에 대한 콜백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처리 기준과 처리율 향상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국민안전처 장관에게 지령 소요 시간 단축을 위해 출동 지령 시간을 분석해 재난 종류별 매뉴얼을 마련한 부산소방안전본부의 사례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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