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포·5포 심지어 7포 세대’ 자조
청년들 절반이상 현재 삶에 불만
가장 중요한 것은 원하는 일자리
청년실업률 전체 실업률 3배 육박
청년 희망 잃으면 조국 미래도...
선제적 진로·직업 투자 확대돼야
본 제목은 최근 일간지 주관으로 열렸던 심포지엄의 대주제다. 이 시대 한국의 젊은이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잘 보여준 심포지엄이었다.
이른바 ‘잉여세대’ 또는 연애와 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 여기에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5포 세대’, 심지어는 희망과 꿈까지 포기한 ‘7포 세대’로 이야기되는 요즈음 청년들의 자조를 확인시켜줬다.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이 현재 삶에 대하여 만족스럽게 느끼는 비율’은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하며 ‘미래에 대하여 희망이 크다’는 비율도 60%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로 얘기할 수 있지만, 이 조사에 의하면 청년들이 우선적인 관심사인 일자리, 주거, 연애와 결혼, 출산, 인간관계 등 5대 지표에서의 좌절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청년들이 이 5가지에 대한 자신감이 50점에도 못 미쳤다.
더구나 이러한 현실을 자신의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보기보다는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결정된다는 생각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하다 보니 청년층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계층일수록 현재의 삶에 대한 평가나 미래 전망이 더 비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주요 관심사인 5대 항목 중 청년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원하는 일자리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불안해하는 항목도 일자리 문제라고 답하고 있다. 이는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굳이 진로발달이론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청년기는 진로에 대한 탐색에서 정착단계로 넘어가는 전환기다. 그간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야 할 생애 단계에서 현실 여건, 자신의 능력이나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홀로서기를 해야 할 때다. 그 중심에서 가장 먼저 부딪치는 것이 일거리를 찾거나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 막막하다. 청년층의 일자리 문제는 좀처럼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청년의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3배에 육박하고 있다.
청년 인구 중에 취업하고 있는 사람이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은 우리나라가 가입하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 평균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러한 공식 통계로 잡히지 않는 청년백수, 예를 들면 취업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이나 훈련도 받지 않고 일자리도 찾지 않고 있는 이른바 청년 니트족(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은 100만 명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청년 취업난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지적되고 있다. 통상 청년들이 취업할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우선적인 원인으로 든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다 되지 않는다. 사실 상당수의 괜찮은 중소기업, 중견기업에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말이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그러한 일자리를 잘 짝 지워 줄 수만 있다면 상당수의 젊은이들의 일자리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보면, 청년의 일자리 문제에 대한 우선적인 답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잘 알게 하고 그에 맞추어 준비하도록 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는 생애 초기단계에서부터 시작돼야 하는 중장기적인 과제다. 초중고교 단계에서 자신의 특성, 즉 자신의 흥미·적성·성격·가치관 등을 잘 알게 하고, 다음 단계로 직업세계를 잘 이해하도록 하며, 그리고 고교 및 대학단계에서는 이전 두 단계를 통합해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직업을 선택하는 과정이 잘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청년이 희망을 잃으면 조국의 미래도 희망이 없을 수밖에 없다. 이제 곧 청춘이 되는 어린 세대부터라도 ‘이 땅에서 청년으로 산다는 것이 푸른 꿈을 품고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보람일 수 있도록’ 당장의 청년 일자리대책 못지않게 진로와 직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