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 革新’… 이번엔 믿어도 되나
‘상수도 革新’… 이번엔 믿어도 되나
  • 제주매일
  • 승인 201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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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수자원본부(본부장 홍성택)가 올해를 ‘상수도 혁신’ 원년(元年)으로 삼고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 미덥진 못하지만, 두 눈을 부릅 뜨고 그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혁신 과제의 핵심은 유수율(有收率) 조작으로 땅에 떨어진 수자원행정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유수율 제고(提高)다. ‘유수율’이란 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 중 요금 수입으로 받아들인 수량의 비율을 말한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매년 400억원씩 10년간 총 3934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5년까지 상수도 유수율을 83%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제주지역의 유수율은 고작 44%로, 전국 평균 83%의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는 처지다.

수자원본부는 향후 전문가 및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상수도사업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 또 업무의 책임성 향상을 위해 내년 상반기 ‘누수방지과’도 신설한다. 이와 함께 수돗물 수요에 대비한 안정적 수원 확보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혁신방안 역시 도민 밀착이나 목표 중심의 투명 행정 등 번지르르한 말의 성찬(盛饌)이 주를 이룬다. 정작 유수율 제고에 소요될 막대한 예산을 어떻게 확보하지에 대해선 뚜렷한 계획이 없다. 우선 내년도에는 자체재원을 마련해 투자하고, 그 이후엔 국비 절충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식이다.

보다 더 큰 문제는 ‘반성’ 뒤엔 ‘책임’이 따라야 하는데 이와 관련해선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다. 수자원본부는 지난 수년간(혹은 그 이상) 상수도 경영효율을 내세우기 위해 통계를 부풀리는 조작과 은폐로 도민들을 기만해 왔다. 이런 엉터리 통계를 바탕으로 각종 상수도 사업에 들인 돈만 해마다 70억원을 웃돌았다.

이런 사실을 수자원본부 관계자들이 알고 있었을 것임은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런데도 그 누구 하나 책임지거나 지려는 사람조차 없다. 그래 놓고 다시 한번만 믿어달라고 하니, 도민들이 과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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