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나 바쁜 우리네 일상
여유가 없으니 배려도 없다
급박한 상황의 유머는 ‘지혜’
유대인 인내로 위기서 지혜 발휘
‘사랑·건강·행복·나눔’ 사람(四覽)을
인내로 유머 넘치는 세상도
출퇴근 시간 서울 지하철은 그야말로 ‘지옥철’이 된다. 1분1초도 너무 아까운 시간인지라 바삐 움직이는 발걸음은 남의 사정을 봐줄 여유가 없다. ‘우측통행’이라 계단마다 적혀져 있지만 지하철에서 내린 군중의 거대한 무리는 계단을 점령, 일방통행로로 바꿔 버린다.
마주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군중들은 무섭게도 보인다. 1초라도 남들보다 뒤지면 큰 일 나듯 너무 바쁘게 움직인다. 여유가 없으니 남에 대한 배려가 없다.
노약자에게 자리 양보도 드물다. 노약자가 지하철에 오르면 다들 눈감고 외면해버리는 경우도 많다. 다들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하고 남들에게 눈길은 주지 않는다. 이처럼 여유가 없으니 웃음 띤 얼굴은 사라져가고 있다. 바쁜 일상생활을 핑계로 여유를 잃고 있다. 아주 위험한 상황이나 급박한 상황에서 여유와 유머가 나오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본다.
미국인들에게 인기순위 5위에 늘 오르는 레이건 대통령이 임기시절 정신병자로부터 저격을 받았다. 가슴에 총을 맞아 수술실로 실려 가면서 그를 둘러싼 의사들에게 한 말 있다. “당신들 모두 우리 공화당원들이라고 말 좀 해주시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던진 말 한 마디가 분위기를 싹 바꾸었다.
급박한 상황에서 유머를 하기란 쉽지 않다. 극한 상황에서도 최고의 여유를 부린 유대인 이야기도 있다. 독일에서 쫓겨난 처지의 유대인 가족이 국경에서 독일 출입국 관리인에게 물었다.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그러자 그 관리인은 옆에 놓여 있는 지구본을 돌리면서 “이 나라에서는 이민을 억제하고 있으니까 안 되고, 또 여기는 사막이니까…” 여러 나라를 차례차례로 가리키면서 말하자 유대인 아들이 말했다. “아저씨, 이것 말고 다른 지구는 없어요?”
유대인들이 늘 하는 말이 있다. ‘사블라누트’ 고통을 잘 참는다는 뜻이다. 유대인 가정에서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참을성을 키워 스스로 절제하고 정신을 강하게 하는 교육을 의도적으로 한다. 그래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강한 인내심을 바탕으로 냉철하게 생각, 지혜로움을 찾게 되고 지혜가 유머로 표출되는 것이다.
우리는 거대한 지하철 군중처럼 일상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일상도 일상 나름이다. 오늘 하루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 자신만의 하루인 것이다. 일어날 때, 출근길을 나설 때, 매일 그날의 주제를 정해 보자.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이나 유대인만큼은 못하지만 간단히 자신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다. 아침마다 하루의 주제를 정하기다.
‘오늘은 로멘티스트가 되는 날’ ‘오늘은 관찰자의 날’ ‘오늘은 거꾸로 생각하는 날’ ‘오늘은 만나는 사람들에게 솔 톤으로 인사하는 날’ 등등 주제는 무궁무진하다. 어제의 주제가 다르고 오늘의 주제가 다를 때 우리의 생활에 일상의 단조로움은 없다.
바쁜 거대한 무리의 군중이 되지 말고 사람이 되기를 권한다. ‘사람(四覽)’이란 넉 사 자에 볼람, 즉 네 가지가 보이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다. 먼저 ‘사랑’이 충만한 사람이다. 사랑스런 표정을 지어보고 얼굴에 여유와 미소를 머금어 보자. 둘째, ‘건강’한 사람이 되자. 사람의 건강상태는 얼굴에 다 나타나리만큼 건강한 사람은 얼굴에 윤기가 흐른다. 셋째,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다. 행복한 사람은 입 꼬리가 올라가 스마일상이고 시선이 긍정적이다. 넷째,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즐거움을 주는 사람의 표정에는 배려하고 이해하는 눈빛이 감돈다. 노약자가 지하철에 탔을 때 얼른 일어나서 자리를 양보해 주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사랑, 건강, 행복, 나눔’을 실천하며 선행했을 때 이 넷이 가득한 세상이 되는 것이다. 이해하고 배려하는 삶속에 유머가 나오는 것이다. ‘사랑, 건강, 행복, 나눔’이 가득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인내하고, 그 인내를 유머로 넘치는 세상을 만들어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