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7월말까지 거래 된 제주 땅이 4만2340필지 6220만3000㎡나 된다고 한다. 하루 평균 200필지 29만3000㎡의 제주 땅이 주인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즉 면적 30만㎡인 마라도만한 제주 땅이 매일 팔리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오늘도 마라도만큼 넓은 제주 토지가 누군가에게 팔리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제주도가 16일 발표한 도내 토지거래 현황 분석 결과다. 이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말까지의 토지거래 필지 수 및 면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5.3%, 36,4%씩이나 급증해 제주도가 사실상 토지투기장으로 변해가는 느낌이다.
그런데 주목해야할 점은 제주 토지의 전체 거래량도 그렇거니와 특히 도외 인사들에 의한 묻지 마 식 매입이다. 올해 7월말 현재 거주지별 제주 토지 거래자들을 보면 서울 거주자가 4470필지 1378만7000㎡로 10,6%, 기타지역 거주자가 1165만 필지 1233만6000㎡로 27,5%로서 도외 인사들이 총 거래량의 38.1%를 차지하고 있다. 70~80%를 차지해야 할 제주 도민간의 거래량은 62%에 불과하다.
제주 토지 거래가 해마다 급증하는 이유는 물으나 마나다. 귀농-귀촌 영향도 다소 있지만 주된 이유는 대규모 개발 사업과 유네스코 세계자연-지질-문화유산 등재 등으로 제주가 급부상하면서 부터다.
이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더 많은 엄청난 제주 토지가, 중국자본에 혹은 도외(道外)의 국내자본에 넘어 가게 될 것이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필연코 나타나게 될 제주 전 지역의 부동산 투기장화로 토지 가격은 더욱 치솟을 것이요, 도민 토지 소유주들은 이 유혹을 극복하지 못하고 땅을 팔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결국 앞으로도 계속 될 중국자본에 의한, 또는 국내 자본가들에 의한 제주 땅 대량 매입으로 토지소유권은 도민들로부터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로 인해 다음 세대의 도민들은 ‘토지빈민(土地 貧民)’으로 전락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는 중국자본에 의한 ‘제주 땅의 중국화’만을 걱정해 왔지만 이제는 제주민의 ‘토지빈민화’를 우려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때는 제주 후손들이 필요한 땅을 사고자 해도 비싼 땅 값 때문에 ‘토지빈민’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