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백폭포 가는 길목마다 수증기…백두산 살아있는 증거
장백폭포 가는 길목마다 수증기…백두산 살아있는 증거
  • 제주매일
  • 승인 201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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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질연구소 제주지질탐사대 백두산 답사기<3>
▲ 커다란 물줄기를 만들어 내며 흐르는 장백폭포.

백두산 하늘 아래 첫 동네인 이도백하. 이곳에서 하룻밤 여장을 풀었다. 과거 백두산 천지로 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던 작은 마을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 소박한 마을에서의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지금은 백두산 관광특수로 눈에 띄는 변화를 맞고 있다.

이도백하에서 출발하여 장백폭포와 장백온천을 지나 천지로 가는 길. 어제는 백두산 서쪽 탐방로를 따라 올랐고 오늘은 북쪽 탐방로를 갈 예정이다. 매표소를 지나 또다시 전용차에 몸을 싣고 산을 거슬러 올라간다. 포장 된 도로가 뱅글뱅글 감아 돌며 산 정상까지 이어지고 그 도로를 타고 수많은 차들이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이곳은 과거 천문대가 있던 천문봉이다. 천지의 북쪽 외륜산으로 차에서 내려 십여 분 만 오르면 된다. 덕분에 북파에 오르자마자 ‘아!’소리가 난다. 입구부터 산봉우리까지 빽빽이 에워싼 사람들의 숫자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천지를 보기도 전에 인파가 만들어낸 광경이 우리를 놀라게 했다. 겨우겨우 사람에 밀려 올라간 천지.

▲ 장백폭포 가는 길의 숲길에 들꽃들이 활짝 피어 방문객을 맞고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옅은 안개를 걷어내며 천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제와 달리 서늘한 느낌의 천지호가 물안개를 피워 올리고 있다. 직경 3.5킬로미터에 5킬로미터 깊이 380미터 수심의 천지는 그렇게 시시각각 변화 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산을 내려와 장백폭포로 가는 길. 입구 휴게소에서 삶은 달걀을 판다. 이 곳 온천수에서 바로 삶아내는 것이라 여기서만 맛 볼 수 있는 별미다. 가는 길목마다 모락모락 연기가 오른다. 땅 속 마그마가 끊임없이 활동하는 덕분에 인근의 온천지대는 80도씨가 넘는 뜨거운 온천수를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아직도 백두산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증거다. 엄청난 위력의 폭탄을 땅 속에 묻고 달콤한 휴식을 즐기는 셈이다.

숲이 우거진 산책로를 따라 걷다 다다른 곳 장백폭포. 천지 북쪽의 달문을 통해 빠져나간 물이 80미터 높이의 절벽을 타고 내리며 폭포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물이 흘러 쑹화강을 이룬다. 이렇게 흘러간 쑹화강을 기점으로 하얼빈시, 길림시 등이 도시를 이루며 발전했다. 과거 독립운동을 위해 건너 온 이들도 이 물에 의지해 살았으리라.

지금도 길림성에는 수많은 우리 동포들이 살고 있다. 그들이 육로를 통해 우리나라를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는 날은 언제가 될지? 백두산의 천지가 흘러흘러 대륙을 누비듯이 우리의 발거음도 자유로이 대륙을 나다닐 수 있도록 통일의 의지를 늦추지 말아야한다. 그것이야말로 그 옛날 독립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쳤던 열사들에 부끄럽지 않을 일이다. <끝>

(글=조미영 여행작가, 사진=제주지질연구소(소장 강순석) 탐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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