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을 ‘물’로 만든 上水道 유수율 조작
도민을 ‘물’로 만든 上水道 유수율 조작
  • 제주매일
  • 승인 201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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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치도가 지난 6년간 상수도 유수율 통계를 조작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수율(有收率)’이란 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 중 요금 수입으로 받아들인 수량의 비율을 말한다. 즉, 유수율이 높다는 것은 수돗물의 손실이 그만큼 적어 생산량 감축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경영 효율성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수자원본부는 제주지역 유수율과 관련 2006년 이전 4개 시군 당시 73.5%, 특별자치도 출범 직후인 2007년에는 76.7%, 이후 지난해까지 76.9%로 발표해 왔다. 그러나 이 기간 실제 유수율은 고작 44%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그동안 생산된 상수도(上水道)의 절반 가량이 땅 속으로 사라져버린 것을 뜻한다.
 

이 같은 사실은 이미 당국도 알고 있었다. 지난 2008년 조사된 유수율과 실질적으로 부과된 상수도 요금의 차이가 있는 것을 인지했고, 이듬해인 2009년 이를 확인했다. 또 2011년엔 환경부와 공동 조사를 벌여 유수율이 44%에 불과하다는 실질적인 데이터도 확보했다.

그런데도 제주도는 지난 수년간 상수도의 경영효율을 내세우기 위해 통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도민들을 기만(欺瞞)해 왔다.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 홍성택 수자원본부장이 11일 브리핑을 통해 그간의 잘못을 인정하고 도민들에게 사과까지 했으나 ‘엎질러진 물을 줏어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욱이 이번 잘못 시인도, 도감사위의 감사결과 발표에 앞서 서둘러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진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유수율 조작 및 은폐 문제는 구렁이 담 넘듯 단순히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제주도는 그동안 이런 엉터리 통계를 바탕으로 각종 상수도 정책을 추진했다. 유수율 높이기에 들어간 돈만 해마다 70억원 안팎이다.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붇기’를 한 꼴이다.

이를 전임 도정(道政)의 일로만 여겨선 안 된다. 제주자치도는 상하 지위를 막론하고 조작 은폐 관계자들을 가려내 이에 상응한 책임을 철저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 도민 기만 및 혈세(血稅) 낭비 등을 초래한 공무원을 그대로 두고선 향후 그 어떤 정책도 도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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