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일벌백계 등 내부혁신 추진

청렴은 공직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청렴도가 낮다는 사실은 제주도민에게 죄를 짓는 것과 같다. ‘청렴은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고 한다. 이는 곧 ‘우리 제주의 경쟁력 역시 청렴에 있다’는 말과 같다.
제주도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측정결과 전국 하위권으로 평가됐다. 청렴도 측정은 외부청렴도·내부청렴도·정책고객 평가 등으로 나누어서 인터넷 설문이나 구조화된 질문지에 의한 전화조사로 하고 있다. 내용은 투명성·책임성·부패인식과 부패 직접경험·간접경험 등에 대한 인식을 묻는 형태로 돼 있다.
따라서 ‘지연·학연·혈연·종교 등 연고관계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지’ 또는 ‘업무와 관련해 위법·알선·청탁이 이루어지는지’ 등 직·간접 경험을 묻는 유형의 질문은 제주와 같이 좁은 지역의 경우 아주 경미한 사건으로도 크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불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결과는 결과다. 보다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청렴 향상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제주도는 대외 경쟁력을 강화하고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회복을 위해 ‘청렴제주 공동체 실현을 위한 민관합동TF팀’의 좋은 의견을 반영한 1차 청렴도 대책과 고객 중심 청렴펀더멘탈 개혁을 통한 근본적·지속적 혁신을 추진하고자 2차 청렴도 향상 추진 계획을 마련해 시행하는 등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누구보다도 모범을 보여야할 고위 간부공무원들의 잘못된 업무처리와 비위 사건이 발생, 하위직 공무원들의 초과근무수당 부정 수령 등으로 공직사회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행위자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변명의 이유도 되지 못함은 당연하다.
페덱스의 1:10:100의 법칙이라고 있다. 불량을 즉각 고치면 ‘1’의 비용이 들지만, 책임소재 등으로 숨겨지면 ‘10’의 비용이 들며, 이것이 고객의 클레임으로 이어지면 ‘100’의 비용이 든다는 내용이다.
제주의 청렴도가 최근 3년간 하위권이다. 이는 종전에 부적절한 관행 등에 대해 엄격하게 처벌하지 않고 그냥 덮었던 온정주의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청렴한 공직문화 조성을 위해서는 보다 높은 수준의 행동기준이 요구됨에 따라 앞으로도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일벌백계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는 제주가 투명사회·공정사회로 가는데 피할 수 없는, 그리고 반드시 감내해야할 진통이다.
제주도 청렴도가 낮은 것은 무엇보다도 친절·공정·의식·행태 등 공직자의 자세에서 도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청렴도 향상을 위해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정책이 아니라,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우선, 공직자의 소명의식과 책임감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스스로 떳떳하기(淸廉·청렴) 위해 내부의 부적절한 예산집행 관행 등을 과감히 혁신해 나가야 한다. 도민에 대한 친절마인드 함양(爲民)을 통해 행정서비스만족도 제고 또한 중요하다. 여기에 항상 공정한 업무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때 청렴도도 자연스레 올라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떨어진 청렴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몇배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으나 녹녹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변화와 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낡은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사고를 받아들여야 한다.
청렴개혁, 문제는 실천이다. 뼈를 깎는 각오로 공직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도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공직사회를 믿고 지켜봐 주신다면 그 믿음에 보답하는 결과가 있을 것임을 도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