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공유재산심의회는 지난해 10월 도(道) 본청 제1청사 주차빌딩 신축건을 가결했다. 주차장 부족으로 인근 주택가 골목이 심각한 주차난을 겪으면서 거주 주민은 물론 민원인들까지 큰 불편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해 4월부터 철골구조 주차빌딩 건립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했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태다. 그것은 당연했다. 사업예산이 편성(編成)조차 되지 않은 탓이다. 그 원인인즉 주변경관과 사무실 통풍 등의 이유로 한 번 더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며 주차빌딩 사업 자체가 보류된 상태라는 것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유재산심의회가 주차빌딩 신축건을 가결한 것은 도의 요청 혹은 건의에 따른 것임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일 터다. 이를 위해 도청 내부에서도 사전에 의견을 수렴하고 그 효과 등 타당성 조사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주변경관과 통풍(通風) 운운하며 사업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버린 것은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다. 도청 내부에 주차빌딩 신축 하나조차 결정을 못 내릴 만큼 전문가 집단이 없는 것도 아니다. 주차빌딩이 꼭 필요하다면 최선이 아닌 차선(次善)이라도 선택하는 게 행정의 기본이다.
현재 제주도청 1·2청사의 총 주차면수는 366대다. 반면 하루에 도청 주차장을 이용하는 차량은 평균 700여대(직원 550, 민원 150)로 330면이 부족한 실정이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주민불편과 경관문제 중 한 가지를 선택하든지, 아니면 직원들의 차량을 줄이면 된다. 왜 이런 일로 ‘우유부단한 도정(道政)’이란 말을 듣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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