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노인여가에 대한 단상
‘100세 시대’ 노인여가에 대한 단상
  • 고승한
  • 승인 2015.0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후 여가문화활동 중요한 과제
본인 물론 지역사회 관심도 필요


인간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까? 의식주의 개선과 의학의 발달로 ‘이제는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100세까지 사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사람은 누구나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길을 가지만 건강하게 살아 백수를 누리고자 하는 마음은 한결같다.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이 과거에 비하여 훨씬 길어져 요즈음은 80세를 넘어섰다. 더구나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4%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제주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제주는 예로부터 장수지역으로 널리 알려져 왔지만 이제는 고령사회에 가까이 와 있다. 제주지역이 2014년 말 기준으로 노인인구 비율이 13.3%를 차지하고 있다. 그 가운데 85세 이상 장수노인 비율도 9.6%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노인인구 증가에 따라 준비하고 대응해 나갈 과제들이 더욱 많이 생겨나고 있다.

제주지역의 노인인구 증가는 건강하게 오래 장수하는 측면에서는 하나의 축복받는 현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걱정과 우려를 초래한다. 제주가 현재 혹은 미래의 트렌드가 소위 ‘늙어가는 사회’라는 사실은 동전의 양면처럼 긍정적이면서도 부정적 이미지도 갖고 있다. 여기서 걱정되는 일이 노후에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문제다.

노인들은 대체로 젊은 시절에 일을 하면서 바쁜 일상생활을 유지하다가 60세 가까이에 퇴직(특히 직장생활)한 이후에는 막상 할일이 없게 되고, 사회적 관계들이 점차 단절되면서 무력감이나 사회적 격리감을 느끼게 된다. 역설적으로 노인들이 어떤 일이든지 하고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하게 되면 일상생활이 활기와 생동감이 넘치게 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노후생활에서 여가문화 활동은 퇴직 후 인생 이모작의 성공 여부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요즈음의 평균수명 증가 추세로 볼 때 퇴직 후 30년은 더 살아간다고 보면, 노후에 여가문화 활동은 중요한 과제임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 필자가 수행한 조사연구(제주지역의 노인여가문화 정책 진단과 대응과제)에 의하면, 조사대상 제주노인들 가운데 36.2%가 낮에는 밭일이나 취업현장에서 노동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경로당·복지관·노인대학을 가는 일(27.3%), 혼자서 TV 시청하거나 취미·오락 활동 참여(17.2%), 그리고 집에서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경우(6.9%) 등의 순을 보였다. 따라서 제주노인들이 노후에도 경제활동과 여가문화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주에는“오몽헐 때까지 일허멍 살아야주, 놀민 미시거 헐 거라”라는 말이 있다. 이는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일을 하면서 살아야지 아무 일없이 사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 만큼 제주노인들은 예로부터 노후생활을 활기차게 보낸다는 방증이고, 동시에 그것은 건강장수 비결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히 집고 넘어야 할 사항은 노후에 빈곤해져 생계유지를 위해 일을 하는 경우와 여유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일을 하는 것과는 구분되어져야 할 것이다. 노후생활에서 빈곤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은 여가문화 활동에 포함될 수 없는 사안이다.

100세 시대에 제주노인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해 나가기 위해서는 소일거리·일, 다양한 노인여가문화 활동 프로그램 그리고 사회참여 활동(특히 자원봉사 활동) 등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 노인들 자신이 스스로 생각과 태도를 바꾸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제주특별자치도(행정시 포함)·지역사회,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등의 적극적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