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이웃의 아픔·어려움 함께 나누는 것”
“봉사는 이웃의 아픔·어려움 함께 나누는 것”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5.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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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함께하는 제주’···한올간병봉사회
▲ 한올간병봉사회 회원들이 자원봉사자 한마당 축제 부스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봉사는 이웃의 아픔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은 물론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입니다.”

지난달 28일 오전 9시 제주시 도남동의 한 마트에서 파란색 조끼를 맞춰 입은 주부들이 버섯·호박 등의 제철 채소들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런가 하면 반찬 코너에서 푹푹 찌는 무더위를 날려줄 얼음이 동동 떠있는 시원한 오징어 냉국을 따로 포장해 구입하기도 했다.

이날은 한올간병봉사회(회장 변명효)가 재가 장애인 가정을 방문해 밑반찬과 생필품을 전달하는 등 취약 계층을 위한 봉사 활동을 펼치는 날이었다.

변명효 회장을 비롯해 회원들은 마트에서 구입한 밑반찬과 생필품을 건강상의 이유로 집 밖으로 외출이 불가능한 재가 장애인 7가구에 전달했다.

이를 받은 장애인들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재가 장애인은 사회적 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만큼 주변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게 회원들의 얘기다.

봉사를 마치고 땀을 닦아 내던 한 회원은 “작은 배려와 나눔에도 큰 감동을 받아 예전보다 많이 밝아진 장애인들의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병마로 고통 받는 이들의 수호천사를 자처하고 있는 한올간병봉사회는 2002년 2월 20여 명이 모여 결성돼 현재 15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한올간병봉사회는 제주의료원에서 간병인 교육을 받은 이들로 구성된 단체다. 100여 명은 직업 간병을 병행하고 있고, 50여 명은 순수 봉사에만 전념하고 있다.

‘한올’은 한라산의 ‘한’과 실 가닥을 세는 단위 ‘올’의 합성어로, ‘봉사의 티끌을 모아 행복의 태산을 이루겠다’는 의미가 반영된 명칭이다.

간병봉사회인 만큼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나들이를 도와주는가 하면 목욕도 시켜드리다 보니 환자들에게 있어서 회원들은 가족이나 다름없다.

회원들은 매주 화요일마다 제주도 노인복지회관에서 노인대학 어르신 120여 명을 대상으로 점심 식사를 대접하는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르신들이 다양한 음식을 맛 볼 수 있도록 반찬 가짓수를 조금씩 늘리는가 하면 계절에 맞는 음식을 준비하는 등 세세한 것 하나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또 도내 경로당을 순회하면서 민요 공연은 물론 이·미용 봉사도 펼치고 있는데 이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회원들이 따로 있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매월 생일을 맞은 환자들을 위해 생일 파티를 마련해 주는가 하면 어버이날에는 카네이션도 달아주는 등 이색 이벤트도 종종 벌이고 있다.

특하 회원들은 지난해 ‘제95회 전국체육대회’ 당시 경기장 안내와 청소 등 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숨은 곳에서 땀을 흘렸다.

여기에 지난 5월 제주에서 열렸던 ‘제9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와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도 묵묵히 소임을 다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일조했다.

이처럼 회원들은 간병 봉사 뿐만 아니라 도내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의 안전하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적극 나서면서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물론 봉사를 하면서 힘들었던 적도 많았다고 했다. 간병을 하는 회원들이 여러 명의 환자들을 간병하고 있다 보니 낙상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변명효 회장은 “간병인들의 노고를 이해해주면 힘이 절로 날 텐데 무조건 따지고 화만 내다 보니까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이 지속적으로 봉사 활동을 해올 수 있었던 것은 봉사가 곧 나눔이자 베품, 그리고 배려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진심 어린 간병 활동으로 서로 가족애를 느끼는가 하면 이들 환자들이 건네는 ‘내 자식 같다’는 말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회원들은 전했다.

게다가 가끔은 자식에게 하지 못하는 행동을 회원들에게 하기도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볼때면 그저 고맙고 눈시울이 붉어진다고 했다.

회원들의 봉사가 지속되면서 주변에서 도움을 요청해오는 일도 잦아졌다. 봉사 요청이 들어오면 아무리 바쁘더라도 시간을 쪼개 도움을 주고 있다.

회원들은 매월 1만원씩 회비를 모아 봉사 활동에 나서고 있는데 운영에 크게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간병을 병행하는 회원들이 수입의 0.1%를 활동비로 내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올레길을 걷는 등 정기적으로 단합대회를 하기도 하고,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또 경조사는 빼놓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소통이 잘 이뤄지면서 이제는 서로 눈빛만 봐도 무엇을 생각하는 지 알 수 있을 정도라고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남성 회원들의 공헌도 빼놓을 수 없다. 실제 봉사 활동이 있는 날이면 2명의 남성 회원이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등의 일을 담당하고 있다.

변명효 회장은 “회원들은 어려운 이웃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며 봉사에 임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보람을 찾고 있다”며 “앞으로도 회원들과 함께 다양한 봉사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을 돕는 일 결국 자신을 위한 일”

변명효 한올간병봉사회장은 “봉사는 곧 나눔이자 베품, 배려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것을 버려야 봉사에 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봉사를 하면 욕심을 비우는 것은 물론 건강도 찾을 수 있다”며 “회원들이 건강해서 원하는 봉사 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변 회장은 “봉사를 통해 즐겁고 재미있게 살 수 있는 만큼 결국 자신을 위한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많은 분들이 봉사에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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