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중산간 조용한 마을을 한 달 간 '무법천지'로 만들었던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경찰서는 20일, 살인미수 및 강도상해 등의 혐의로 진모씨(34.북제주군)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진씨는 지난 18일 새벽 2시께 북제주군 한림읍 소재 손녀(10)와 함께 살고 있는 강모 할아버지(81) 집에 수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침입해 강 할아버지의 얼굴을 마구 폭행하고 목을 눌러 살해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진씨는 이 과정에서 강 할아버지의 손녀가 소리치자 도주하다 흘리고 간 자신의 슬리퍼 때문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조사에서 진씨는 사건 발생 일주일 전, 강 할아버지의 집에서 1시간 가량 시외전화를 하다 강 할아버지가 전화기를 빼앗자 이 같은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진씨는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새벽에는 같은 마을 양모씨(73)의 집에 침입, 양씨를 폭행하고 흉기로 협박한 뒤 현금과 손목시계를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흉기를 들고 네 곳의 가정집에 침입한 것으로 밝혀진 진씨는 지난달 20일, 타지방에서 알콜 중독으로 1년 여 간 병원치료를 받다 고향에 온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진씨가 검거되기 바로 전인 19일 오전, 마을 이장 등이 모여 긴급 대책회의를 갖는 등 동네가 불안에 떨었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심증은 가나 물증이 없었던 노인들은 동네 사람들에게 걱정시킬까 봐 적극적인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서 "진씨는 조사과정에서도 횡설수설하는 등 알콜중독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