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원 ‘쪼가리빵’ 간식 논란
노인요양원 ‘쪼가리빵’ 간식 논란
  • 박민호 기자
  • 승인 2015.0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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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고발자 “후원받은 빵 3봉지를 노인 14명 나눠 제공”
노인요양원 “빵 못 드시는 노인에 요구르트 대체 했다”
▲ 요양원 근무자들이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 캡쳐.

최근 도내 모 노인요양원에서 후원받은 빵 3봉지를 치매를 앓고 있는 14명의 어르신들에게 나눠 먹인 이른바 ‘쪼가리 빵’이 간식으로 제공됐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해당 요양원 측은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내부 고발자와 요양원간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해당 요양원에서 3년여를 근무하다 최근 퇴직한 A씨는 며칠전 동료에게서 충격적인 문자메시지(카카오톡)와 사진을 받았다.

빵 3봉지를 담은 사진과 함께 전달 받은 내용은 해당 요양원에 입소한 14명의 어르신들에게 줄 오후 간식이라는 것. 아연실색한 A씨는 즉시 담당 영양사를 상대로 확인한 결과 요양원 대표의 지시로 제공된 간식이었다는 것.

A씨는 “(어르신들을 상대로)밥 장사는 하지 마세요”라는 질문에 “돈만 벌면 되잖아요”라고 대답한 요양원 관계자를 떠올릴 때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했다.

A씨는 “쉽지 않은 요양원 생활이었지만 부모님 같은 어르신들을 돌보는 일에 진심을 다했다”면서 “어쩌면 이곳이 어르신들의 인생의 종착역이 될 수 있는데, 이런 일들이 생겨 그동안 열정을 다했던 요양원 생활이 억울하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해당 요양원 측은 최근 불화로 퇴직한 억하심정을 가진 전 직원의 모함이라며 사실 일체를 부인했다. 개방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일부 보호자들은 간식시간에 맞춰 방문하기 때문에 부실 급식은 있을 수 없다는 게 요양원의 설명이다.

해당 요양원 관계자는 “우리도 관련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보호자들이 자유롭게 요양원을 드나들고, 일부 보호자는 간식시간에 참석해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분이 무슨 근거로 이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당시 제공된 간식은 제주시내 모 빵집의 후원으로 제공된 것이고, 빵을 드실 수 없는 어르신들은 떠먹는 요구르트 등으로 대체해 제공했다”면서 “요양원에 악감정을 품은 전 직원의 모함이다.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분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쪼가리 빵’ 간식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이 팽팽한 진실공방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도민사회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도 행정당국이 직접 사실 확인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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