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의 비리가 도마 위에 오르더니 이번엔 초과근무수당을 부당 수령한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내용을 보면 공복(公僕)으로서의 기본 자질은 물론 최소한의 양심조차 저버린 파렴치(破廉恥) 행각 그 자체였다.
제주도감사위원회가 적발한 해양수산연구원 비리는 수의계약 특혜 논란과 연구개발비 횡령 의혹, 공사비 과다지출 등 그야말로 복마전(伏魔殿)을 연상케 한다. 모든 비리가 망라된 것으로 마치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었다.
오죽하면 공무원노조 제주지역본부가 성명을 내며 ‘탄식’까지 했겠는가. 노조는 성명에서 “‘아직도 이런 일이…’라는 게 공직 내부의 전반적인 분위기이고, 감사 결과를 보며 도민 앞에 부끄럽고 황망해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초과근무수당 부당 수령 건은 참으로 치졸(稚拙)하고 창피스러울 정도다. 제주지역에서는 소득면에서 상위권에 꼽히는 공무원들이 돈 몇 푼 더 받으려고 근무시간을 조작했다니 분노마저 치민다. 특히 이번과 같은 사례가 지난해에도 적발돼 물의를 일으켰음에도 또다시 발생한 것은 행정조직 관리에 커다란 구멍을 드러낸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같은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개인적인 소양 부족에도 기인하지만 ‘솜방망이 징계’ 등 제식구 감싸기가 큰 몫을 차지한다. 공무원의 비리나 범죄는 조직 내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어렵고 지치고 힘든 가운데서도 혈세(血稅)를 내며 그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어떠할런지도 십분 헤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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