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소 운동의 ‘왕’…고통 이겨낸 성취감 매력”
“유산소 운동의 ‘왕’…고통 이겨낸 성취감 매력”
  • 윤승빈 기자
  • 승인 2015.0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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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기쁨’ 취미 세계 <9>마라톤 제주도청 도르미
▲ 도르미 회원들이 한라수목원 주차장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5시30분 한라수목원. 운동복을 갖춰 입은 남·여 20여명이 숲속을 달리고 있었다. 이들은 대열을 유지한 채 일정한 속도로 뛰었다.

산책로를 한 바퀴 돌면 반대 방향으로 가는 방식으로 계속해서 달렸다.

이들은 한 시간을 그렇게 달렸으면서도, 힘든 기색 없이 활짝 웃으며 서로에게 물을 권했다. 운동은 ‘스트레칭’으로 마무리 됐다.

이들은 ‘제주도청 도르미’(회장 이성래·제주시 축산과장) 회원들이다. 도르미는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공직자와 가족들로 구성된 마라톤 동호회다.

장거리를 달리는 마라톤은 ‘유산소 운동의 왕’으로 일컬어진다.

도르미 회원들은 매주 주말 한라수목원(우천 시 제주종합경기장)에 모여 연습한다. 이날도 20명의 회원들이 모여 훈련을 했다.

마라톤대회는 5㎞, 10㎞, Half(21㎞), Full(42.195㎞) 코스로 진행된다. 50㎞부터 4700㎞까지 뛰는 울트라마라톤대회도 있다.

마라톤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10㎞ 완주를 목표로 시작한다.

도르미 회원 김의숙씨(여·제주도청 평화협력과)도 2003년 10㎞완주를 목표로 마라톤을 접했다. 김 씨는 현재 풀코스도 거뜬하게 완주한다.

김 씨는 “도청에서 일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다이어트를 위해 당시 도청 지하에 있는 런닝머신으로 달리기운동을 했다”며 “매일 열심히 뛰는 것을 본 도르미 회원들이 나를 스카웃 했다”며 마라톤 입문 계기를 밝혔다.

이어 “처음 10㎞를 완주했을 때 1시간이 걸렸다. 힘들다기보다는 하프, 풀코스를 뛰는 회원들이 대단해 보이고, 따라잡고 싶었다”며 “이제는 나도 그런 ‘대단한 사람’ 중 하나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 지난 19일 도르미 회원들이 한라수목원 산책로를 달리고 있다.

13년차 마라토너 강문수씨(제주도 통상정책과장)는 고질적인 허리디스크를 마라톤으로 치료했다고 한다.

강 씨는 “처음 마라톤을 시작했을때는 몸도 따라 주지 않는데 허리마저 아프니 10㎞를 달리는 것도 버거웠다”며 “지금은 100㎞에 도전할 만큼 누구보다 건강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도르미 회원들만 봐도 마라톤을 접하기 전·후를 확실히 알 수 있다”며 “운동을 하고, 안하고가 아니라 금연·금주 등 자기관리에 그만큼 신경 쓰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도르미에는 수준급의 마라토너들도 많다. 이지훈씨(제주도 자치행정과)는 ‘울트라마라톤 아시아선수권대회’를 9년 연속 완주했다. 그는 대회에서 제주도정홍보물을 온 몸에 두르고 200㎞를 완주하며 ‘달리는 도정홍보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씨와 같은 도르미 속 실력자들은 전국 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제주를 홍보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이성래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보스톤에서 열린 ‘보스톤 마라톤’에서 ‘Welcome to Jeju’라고 쓰인 유니폼에 돌하르방과 태극기를 붙이고 달려 제주를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도르미 회원들은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대회에서 회원들이 뛴 거리 1㎞당 100원씩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고 있다.

 

 

▲ 이성래 제주도청 도르미회장

“마라톤 힘들지 않게 즐겁게 뛰는 것”

-마라톤의 매력은 뭔가
보통 사람이라면 성급히 도전할 수 없는 것이 마라톤 완주다. 하지만 완주를 하고 나서 물어보면 ‘다시는 안 뛴다’라는 사람보다 ‘마라톤은 이제부터’라는 사람이 더 많다.

엄청난 고통을 참고 이겨낸 성취감과 감동이 마라톤의 매력인 것이다.

마라톤은 무엇보다 안전한 운동이고 운동화만 신고 어디던지 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이다. 또 가족이 함께 뛸 수 있다는 점도 더 없는 매력이다.

70~80대 노인들이 뛰는 ‘칠마회’와 ‘팔마회’가 있는 것처럼 연령 불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마라톤 초보자가 유의해야 할 점은
초보자들은 ‘남들보다 빠르게 뛰는 것’이 마라톤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잘못된 생각이다.

마라톤은 ‘천천히, 힘들지 않게, 즐겁게 뛰는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부상 없이 완주하는 것이야 말로 뜨거운 박수를 불러낸다. 꼴찌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이 마라톤이다. 

또 초보자들은 스트레칭을 하지 않고 무작정 달린다. 정말 위험한 일이다. 스트레칭은 마라톤 시작과 끝 무조건 해줘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며, 회원 모두 공감하는 법칙이다.

그래서 초보자들에게는 혼자 뛰는 것 보다 마라톤 교실이나 동호회에서의 활동을 추천한다. 스트레칭은 물론, 초보자에서 고수까지 가는 길을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마라톤 저변 확대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은
국내 마라톤 인구는 4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라톤 동호회도 1300개가 넘고 대회 수만도 530개에 달한다. 도내에서도 전국대회 7개가 개최되고 있다.

정열적이고 감동적인 스포츠축제에 언론과 행정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도내 학교별 마라톤 대회 주최를 제안한다. 요즘 청소년들의 나약한 의지력을 키우고, 기본적인 체력을 길러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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