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도 좋지만 마을 어장문제 해결이 우선”
“보호도 좋지만 마을 어장문제 해결이 우선”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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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발자국 화석산지 보호사업 주민설명회 개최
▲ 22일 서귀포시가 ‘제주 사람발자국과 동물발자국 화석산지’에서 발자국 화석산지 보호사업에 대해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서귀포시가 천연기념물인 사람·동물발자국 화석산지에 대한 보호사업으로 해안가에 원담을 설치하기 위해 마련한 주민설명회가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파행을 빚었다.

이 때문에 혈세 45억원을 들여 아시아에서 유일한 사람발자국 화석산지 등을 보호하려던 계획은 행정의 안일함이 가져다준 참담한 결과로 인해 늦춰지게 됐다.

서귀포시는 22일 안덕면 사계리와 대정읍 상모리 사이 해안가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464호 ‘제주 사람발자국과 동물발자국 화석산지’에서 발자국 화석산지 보호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서귀포시에 따르면 이곳 화석산지는 고생물학과 고고학, 문화인류학 등의 학술 가치가 높고 희소가치가 있지만 해안가에 노출된 특성상 자연 풍화 침식으로 인한 소실 현상과 훼손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서귀포시는 해안가에서 60m 정도 벗어난 지점에서 폭 22m(경사형태), 높이 2.5m, 길이 519m의 원담을 설치하는 ‘발자국 화석산지 보호사업 계획(안)’을 마련했다.

우선 30m 구간을 설치해 원담 설치로 인해 인근 지역에 해조류 등 피해 상황을 검토를 통해 차츰 넓혀나갈 계획이다.

문제는 원담 설치로 인해 지역 해녀들이 해산물을 채취하는 마을어장의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수산자원이 사라질 우려를 낳고 있다는데 있다.

실제로 이날 주민설명회에서 고춘열 상모리어촌계장(69)은 “원담을 쌓으려는 곳 밖은 모래밭이다. 해녀들은 그 안에서 홍삼과 소라, 성게, 전복 등의 해산물을 채취한다”며 “우리는 이곳 마을 어장을 보물섬이라고 칭하는데 그곳에 원담을 쌓겠다는 것은 해녀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순옥 상모리어촌계원(72)은 “문화재 보호도 좋지만 마을 어장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원담을 쌓으면 바닷물이 순환이 안 되고 파도가 더 세져 해산물이 사라지게 된다. 이것은 지사님이 와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선 사계리어촌계원(63)도 “원담을 쌓겠다는 것은 해녀 일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며 “해녀를 보호하겠다고 외치지만 말고 실질적으로 보호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 관계자는 “원담을 쌓기 위해서는 공유수면 전용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이해관계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지역 주민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한 보완을 통해 변경안을 마련해 추후 주민설명회를 다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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