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소리에도 양보 안해
양쪽 주·정차로 진입 힘들어
골든타임 ‘5분’ 확보 어려워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이 서귀포시 곳곳에서 진행됐지만 여전히 제 갈 길을 가는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소방차와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에도 불법 주·정차된 차량은 움직이지 않아 사이렌 소리가 소리 없는 외침으로 남아 시민들의 개선 의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15일 오후 3시 긴급 상황을 가상해 서귀포소방서 동홍119센터를 출발한 지휘차와 펌프차, 구급차 등 소방서 출동 차량은 서귀포시 중앙로터리에서 초원빌딩 사거리로 진입했다.
하지만 도로에서 운행하는 자동차들은 사이렌 소리에도 제 갈 길을 가기에 바빴다.
이 때문에 지휘차량은 펌프차와 구급차보다 앞서가 길을 막아 세웠고, 펌프차 운전자는 한 손은 핸들을 잡고 다른 한 손을 창밖으로 내밀어 양보해달라는 손짓을 보내야 했다.
건널목에서 소방차나 구급차가 보이면 보행자는 보행 신호가 켜졌다고 하더라도 잠시 멈춰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 소방서 출동 차량은 보행자가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했다.
이어 들어선 올레매일시장 인근에서는 양쪽으로 주·정차된 차량으로 인해 소방차들은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물론,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야 했다.
이곳에서 훈련에 나선 소방차들은 시속 10㎞ 정도의 속도도 내지 못했다.
소방차가 정상적인 속도를 내야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이러한 시민 의식으로 골든타임 5분을 지키기 어려웠다.
도로교통법상 긴급자동차에 대한 우선 통행 규정에 따라 다른 차량은 길을 터줘야 하지만 갓길에 세워둔 차량을 빼는 운전자는 만날 수 없었다.
이날 펌프차 운전에 나선 현승남 지방소방위는 “불법 주·정차된 차량 등으로 인해 인명구조나 화재 진압 현장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해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며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양보한다면 피해를 줄이거나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귀포소방서와 자치경찰단 서귀포지역대는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과는 별도로 매월 셋째 주 수요일 관내 재래시장과 주요 정체·혼잡도로 등을 대상으로 불법 주·정차 단속을 시행하고 있으며, 6월 말 현재 과태료 부과 5건, 경고장 부착 46건에 이르고 있다.
긴급자동차가 출동할 경우 교차로에서는 교차로를 피해 도로 오른쪽 가장자리에 일시 정지하고 일반통행로의 경우 오른쪽 가장자리에 일시 정지해야 한다.
편도1차로이면 오른쪽 가장자리로 진로를 양보해 운전하거나 일시정지, 편도2차로에서는 긴급 차량이 1차로로 일반 차량은 2차로로 양보해야 한다. 편도3차로 이상의 경우 긴급차량은 2차로로 운행하고 일반 차량은 1, 3차로로 양보 운전을 해야 한다.
건널목에서 구급차 등 긴급차량이 보이면 보행자는 건널목에서 잠시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