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빚어진 외래시장의 극심한 침체는 양적성장에만 의존해 왔던 제주도관광정책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제주관광마케팅협의회(위원장 김두흥)는 14일 제주웰컴센터 대회의실에서 협의회 위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제주도관광협회와 제주관광공사가 추진하는 ‘Post-MERS’ 관광마케팅 사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참석 위원들은 제2 메르스 사태 등에 따른 외래시장 붕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 중심의 외래시장을 다변화하고, 양질의 관광지라는 이미지 각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실제 메르스 발생 이후 제주는 외국인 입국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6월 2주차부터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다. 6월 중 방한 관광객 취소 규모는 13만명이 넘고, 7~8월 신규 예약도 매우 부진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메르스 사태는 여름성수기를 비롯해 가을 관광주간(9월 25일~10월 5일)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종열 위원(한국은행 제주본부 기획조사부장)은 “메르스로 인해 외래시장이 극심한 타격을 받는 것은 중국과 일본 등 특정시장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기 때문”이라며 “양질의 관광상품이 있고 제주이미지가 각인이 돼 있었다면 메르스 극복을 위한 핫세일 같은 게 필요 없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메르스 등 바이러스로부터 청정한 이미지와 웰니스 이미지,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 등을 조합해 제주이미지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태수 위원(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팀장)은 “메르스 하나로 인해 외래시장이 휘청이고 있는 게 문제”라며 “단기적인 목표는 끊긴 중국노선 회복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노선 다변화 정책을 통한 외래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미지 마케팅과 관련해서는 일선 현장과 도정의 의견이 엇갈려 정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청정과 안전’ 이미지를 내세워 마케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견을 내놨지만 제주도는 메르스 안전지역이라는 내용은 ‘지양’해야 한다는 상반된 의견을 내놨기 때문이다.
김두흥 위원장(그랜드 투어 대표)은 “세월호와 메르스로 인한 안전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현지에서는 이미지 마케팅을 원하고 있다”며 “안전과 청정을 부각시켜 마케팅 활동에 나서줬으면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현덕준 위원(제주도 관광정책과장)은 “중국 현지에서는 메르스 종식선언이 되더라도 중국시장이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메르스 안전지역’이라는 이미지 마케팅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그는 한류스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이벤트 계획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제주도관광협회는 메르스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8월말까지 ‘제주관광 Hot Sale’을 추진키로 했다. 또 ‘국내 주요도시 길거리 로드홍보’ ‘내외신 기자 간담회’ ‘여행업계 광고비 및 판촉활동비 지원’ ‘해외 직항 전세기 운항 시범 사업’ 등을 내놨다.
제주관광공사는 ‘항공사·한국관광공사 등 유관기관 공동 제주관광 프로모션’ ‘파워블로거 및 언론 팸투어’ 등의 ‘해외주요거점 도시 대상 VISIT JEJU 마케팅’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