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도지사에게 바란다
원희룡 도지사에게 바란다
  • 제주매일
  • 승인 2015.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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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신보 제주경영자총협회장

원희룡 도정이 출범 1년을 맞았다. 평정심이라고 해야 하나?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예전의 ‘거창’한 발표나 기념은 없었다. 대신 IMF 때 이상이라는 체감경기를 몰고 온 메르스 바이러스 차단에 올인 하는 원희룡 도지사의 모습은 일종의 결기마저 느끼게 한다.

그만큼 메르스가 제주도 사회에 던진 화두는 복합적이다. 1차적으로는 관광분야로 시작해서 2차적으로는 1차산업과 3차서비스업 전분야로, 나아가 관광객 감소가 미치는 여파가 우리가 상상하던 그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강력한 위기의 메시지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출범 1년에 즈음한 원희룡 도정에 대한 비판의 예봉도 다소 무디게 보인다. 사실은 메르스에 묻혔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최우선 순위의 정책은 제주의 메르스 청정 지역 유지다. 또 침체된 관광과 경제를 다시 회복시키는 것이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그래도 중국인이든 내국인이든 관광객이 많이 오고, 그 효과가 퍼질 때 다른 사람 목소리도 들리는 법이다. 다수의 도민 마음이 그러할 것이다.

메르스 청정 지역을 지켜내고 있는 과정에서 전국의 조명을 받고, 그 자신의 인연을 최대한 활용해서 직접 중국 현지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희룡 도정과 그의 보폭은 지금보다 앞으로 놓을 거리에 더욱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원희룡 도정은 제주의 미래에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의 말처럼 도민에게 정치적 빚을 덜 지고 있는 원희룡 도정 시대가 아니면 언제 지금의 변화와 개혁을 시도라도 해볼 수 있을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고 묻는다면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원희룡 도정은 어쩌면 몇 십 년이 걸려도 이루기 어려운 과제들을 상에 올렸다. 대규모 투자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정립하는 것이나, 공정한 건설문화 정착을 위한 선언, 감귤구조 혁신, 농지기능강화 방침, 평화로와 산록도로, 해안경관 등에 대한 보호 가이드라인 제시, 또 전기차 메카 등 더욱 구체화되고 있는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가 그렇다. 창의적인 문화 플랫폼과 평화 플랫폼이라는 미래도 새롭게 설계되고 있다. 제주 공항 인프라의 미래 운명은 올해 말에는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혹자는 과거 도정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나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다가 임기가 끝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반대로 과거에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만 제대로 가닥을 잡아도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원희룡 도정이 좌표를 잘 잡았다고 본다.

지난 1년 원희룡 도정은 ‘정치작물’인 감귤에, 절대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관광에, 권력화된 시민사회단체에, 각종 이익단체에 할 말은 했다. 개발 과정에서의 특혜시비로부터도 크게 얽매이지 않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동안 1% 도세의 한계와 표의 논리로 홀대 아닌 홀대를 받았던 과거를 생각해보자. 그래도 많은 도민들은 중앙에 제 목소리를 내고 할 말을 하고 특히, 한 말을 중앙정부에서 들어주게 하는 교섭력, 소통 능력에 기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만능이라는 부담은 좀 덜어주면 어떨까.

경계해야 할 것도 있다. 자가당착(自家撞着)이다. 즉, 자신이 한 말이 앞뒤가 맞지 않거나 부딪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바람이다. 스스로 옳다고 믿는 일을 하는 것과 옳은 것은 분명하게 구분을 짓고 가야 한다. 원희룡 도정의 중심이 도민이기에 더욱 그렇다.

새로운 정치 실험이라고 하는 ‘협치’의 성공을 위해서도 그렇다. 원희룡 도정을 믿는 많은 도민들을 위해서도 그렇다. 정열의 지나침을 경계해야 한다. 중용과 균형이 매사에 최선이라는 말이 있다. 초심으로 더 큰 제주를 만들어 주기를 원희룡 도정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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