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확충 등 대책 마련 시급
제주지역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풍력발전기에 대한 화재 우려가 높지만 소방 대응력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화재 진압 장비가 건축물의 고층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8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는 고층 건물 화재 진압에 나설 수 있는 장비로는 교육용을 제외하고 고가 사다리차 6대와 굴절 사다리차 5대 등 모두 12대가 운영되고 있다.
사다리 전개 높이별로 보면 고가 사다리차는 53m 1대, 52m 1대, 46m 1대, 33m 2대, 27m 1대 등이며, 굴절 사다리차는 27m 4대와 36m 1대 등이다.
이로 인해 도내 풍력발전기 뿐만 아니라 16층 이상인 롯데시티호텔과 제주칼호텔 등 모두 16곳에 이르는 고층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실제 7일 오후 1시3분께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김녕풍력단지 내 50m 높이에 달하는 풍력발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현장에 출동한 동부소방서의 고가 사다리차는 33m 수준에 그쳐 소용이 없었다.
다행히 1시간 30여 분 만인 오후 2시37분께 장맛비에 화재는 자연 진화됐지만 하마터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 도내에서 운영 중인 풍력발전기는 제주시 구좌읍과 한경면·한림읍, 서귀포시 표선면·성산읍 등 18곳 모두 87기에 이른다.
이들 발전기의 타워 높이는 70~100m로, 도내 6대의 고가 사다리차 중 가장 높은 곳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은 제주소방서에 배치된 53m 차량에 불과한 실정이다.
풍력발전기 집중 지역을 관할하는 동부·서부소방서의 경우 고가 사다리차 높이는 33m 이하에 불과해 화재 발생 시 대응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의 적절한 장비 운용과 함께 신형 고가 사다리차를 확충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한편, 제주환경운동연합은 8일 논평을 내고 “도내 풍력발전기 대부분이 2~3㎿급으로 화재가 발생한 750㎾급보다 훨씬 높다”며 “소방당국이 보유한 고가 사다리차로는 풍력발전기 화재를 진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