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머리 섬’ 우두도의 일출
‘소머리 섬’ 우두도의 일출
  • 제주매일
  • 승인 201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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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형 제주시 추자면사무소 부면장

추자군도의 새벽을 열어주는 섬 우두도.

추자군도의 38개 무인도 중 하나로 소머리를 닮아 ‘소머리 섬’이라 불리는 우두도는 추자10경 중 제1경 우두일출로 유명한 섬이다.

우두도는 남쪽의 큰 섬과 북쪽의 낮은 돌섬인 작은 섬 사이에서 길이 100m~150m, 폭 50m의 규모로 형성돼 있는 자갈해변이 두 섬을 이어놓은 특이한 곳이다.

동쪽 해안에 마치 주상절리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수직 기둥들은 응회암에 발달된 수직절리들이 차별 침식돼 남아있는 것으로 곰솔림과 동백, 노란 꽃망울의 기린초와 붉은 빛이 도는 황색 홍도원추리와 조화를 이루며 장관을 연출한다.

이른 아침 신대산 정상에 오르면 1801년 신유박해 시 대정골로 귀향길에 오른 정난주 마리아가 두살된 아들 경한을 내려놓은 예초리 물생이끝 바위가 숙연함을 더해준다. 두령여·개린여·상섬·덜섬·구멍섬·큰 미역섬·작은 미역섬·시루여·추자 제10경 망도수향의 보름섬과 멀리서 해무와 구름에 가려있는 보길도가 깊은 밤부터 새벽까지 우두도에 걸칠 붉은 태양을 맞을 준비를 하다가 지쳤는지 고요하기만 하다.

동쪽하늘 서서히 구름이 붉게 물드는걸 보면 분명 저기로 태양이 솟아오를 것 같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두 손으로 보듬으면서 눈을 잠시 감아보는 사이, 짧은 순간의 여명과 박명의 빛깔에서 수평선과 일체가 돼 활활 타오르는 태양이 구름과 우두도에 살짝 걸치면서 추자 제1경 ‘우두일출’의 장엄함을 연출한다.

새해를 시작하는 그 날이 아니더라도 가끔 외롭고 지쳐있을 때 환상의 섬 추자, ‘소머리 섬’ 우두일출을 바라보며 경건한 마음으로 모든 걸 내려놓고 하고 싶은 일, 소망하는 일 등을 가슴에 새기면서 붉은 태양과 하나 되는 소중한 시간 가져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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