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영화관에서 한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의 광고를 봤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장으로 보이는 한 사람과 과장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곧 사장의 딸로부터 전화가 왔고, K-POP 콘서트에 가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가 전화기를 통해 흘러나왔다. 두 과장은 그 통화를 듣고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한 과장이 복잡한 본인인증 절차를 거치는 동안, 다른 과장은 애플리케이션으로 간단하게 결제하고 티켓을 먼저 사장에게 선물했다.
얼마 후 티켓을 선물했던 과장이 진급하는 장면을 끝으로 광고가 끝났다.
이 광고는 직장 내 잘못된 문화를 보여주며 비웃는 영화나 드라마의 장면이 아니었다. 회사의 상품을 홍보하기 위한 단순한 광고의 내용이었다.
보는 관점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부끄러운 기업문화를 광고에 사용해도 용인되는 시대에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에 씁쓸했다.
최근 들어 공직자의 청렴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이 광고처럼 사적인 감정으로 승진 등의 인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주위에서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위계질서의 잘못된 인식으로 직원이 심적 압박을 느끼는 경우를 전혀 보지 못한 것도 아니다.
유교 문화의 영향인지, 상명하복의 군대 문화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직책에서의 상하관계를 업무 외적인 상황에서도 기대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직위나 직급이 담당업무의 능력·경험·연륜의 차이를 반영할 수는 있지만, 수직적인 계급 자체를 뜻하진 않는다고 본다.
위계질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바로 잡혔을 때, 구성원들은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이야 말로 청렴의 기본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