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적 누구나 한 번 쯤 이런 질문을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너의 꿈은 무엇이니?” 또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등의 질문에 아마도 “과학자가 되고 싶다” “장군이 되고 싶다” 혹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아무 거리낌 없이 대답했을 것이다.
성인이 돼 기억을 되살려보면 웃음이 절로 나오는 허무맹랑한 대답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아이들의 대답은 허황되기도 하고 무모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만 있는 순수한 꿈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자신의 꿈을 간직하고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어른들의 도움이다.
미국의 여성작가 진 웹스턴의 대표작 ‘키다리 아저씨’는 영화·뮤지컬·드라마·연극으로도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시골 보육원 출신의 소녀 주디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만의 꿈을 펼쳐보고자 하나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 주디가 대학에 갈 수 있었고 소설가로서의 꿈을 이루면서 한 사람의 성숙하고 교양 있는 사회인으로 자립해가는 과정에서 ‘키다리 아저씨’의 역할이 어떻게 한 소녀의 인생을 올곧게 성장케 할 수 있었는지, 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아동들의 꿈을 이루는데 있어 조력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력히 알려주려 한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 주위를 얼마나 환하게 하는지 또 작은 어려움에 쉽게 좌절하지 말라는 교훈도 전해주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나에게도 이런 ‘키다리 아저씨’가 있었으면” 생각하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동들이 있다. 또한, 내가 힘들 때 남을 도와줄 수 있고 다른 사람이 힘들 때 내가 얼마나 다른 사람을 배려해 줄 수 있고 베풀 수 있는 ‘키다리 아저씨’가 되면 어떨까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어려운 시골 소녀 주디에게 무한한 신뢰와 격려를 아끼지 않은 ‘키다리 아저씨’처럼 우리 사회는 아동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작은 정성이 모여 한 아동의 인생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면 우리는 이 아동의 소중한 꿈이 어려움 속에서도 피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키다리 아저씨가 되는 셈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조는 ‘아동과 관련된 활동을 함에 있어 아동에게 최상의 이익이 무엇인지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아동에게 최상의 이익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의미다.
아동은 자신이 갖고 태어난 잠재력을 기반으로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성장한다. 아동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물리적·심리적 상황의 환경변화에 따라 아동의 성장·발달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아동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양육·보호·교육돼야 하며 지역사회는 아동의 건강한 성장에 책임을 지고 아동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성장기 아동들의 행복을 잘 가꾸는 일은 곧 우리나라의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아이들을 행복으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긍정적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 필수다. 그 긍정적 감정의 경험은 어른들이 마련해 줘야 한다. 따라서 아이들의 행복은 ‘저 먼 어느 곳’으로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의 긍정심으로 초대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고 행복한 감정을 이끌어줄 수 있는 성숙한 어른들이 아이들 주변에 많이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자신과 우리 아이들을 도울 수 있게 되면 좀 더 큰 비전도 가질 수 있다.
전쟁이나 재난으로 고통 받는 지구촌 다른 나라 아동들도 보살펴 줄 수 있다. 이로써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키다리 아저씨’를 다시 한 번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