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보호에 앞장서는 외국인 ‘화제’
신당 보호에 앞장서는 외국인 ‘화제’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5.0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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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주민 로시타노씨 인터뷰
‘설새밋당’ 되세우기 운동 계기
‘제주신당 지킴이’ 닉네임 얻어

2006년 제주에 와 평범한 생활을 이어가던 미국 출신의 조이 로시타노(39·joy rositano). 친구의 소개로 ‘제주신당’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2013년 제주시 오등동 죽성마을의 수호신을 모시는 ‘설새밋당’이 훼손돼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만히 두고 볼 수 만은 없었던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설새밋당 되세우기’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그가 ‘제주신당 지킴이’로 불린 것도 이때부터다.

지난 주말 제주시내 모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날 역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4년간 100여곳의 제주신당을 찾아다니며 촬영한 것들이 조만간 사진집으로 발간되기 때문이다.

“100여곳의 제주신당을 찾아다니며 느낀 점은, 마을별로 분위기가 아주 다르다는 것이에요. 와흘리는 엄격한 반면, 세화리는 간단하게 치르는것 같아요. 송당리는 여자가 제사를 주도하는 ‘무교식 포제’로 진행되는 점이 특징이죠.”

제주에는 1만8000여개의 신, 300개가 넘는 신당이 있다. 하지만 2013년 ‘설새밋당’이 훼손되는 아픔을 겪는 등 점점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제주신당은 사라져갈 위기에 놓여있다.

그는 “개발이 될수록 제주신당이 더 빨리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에스토니아에는 500개의 신당이 있는데, 법적으로 보호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행히 제주에서도 신당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이 조금씩 시작하고 있다”며 “서귀포시 강정본향당 등 5개가 보호되고 있는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신당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행정 차원의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젊은층’의 관심도 중요하다며 말을 이어갔다.

“협재 본향당은 다섯명만이 신당을 지키고 있어요.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다음세대에서는 신당을 지키는 사람이 없을거예요.”

제주신당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그의 활동은 사진집 발간과 다큐멘터리 출품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는 “미국에서 열리는 다큐멘터리축제 등에 내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라며 “사진집은 이번 주말(7월 4일)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발간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제 웬만한 제주어는 다 알아들을 정도로 완전히 ‘제주도민’이 된 그. 앞으로도 그의 ‘제주신당’ 지키기 활동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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