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상 받은 '작가의 산책길' 눈살
대통령상 받은 '작가의 산책길' 눈살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5.0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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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가득한 분수대·파손된 난간 등 관리 부실
공중화장실 들어가기 싫을 정도로 불결 '민원'
서귀포시 조례 제정 및 운영위 구성 불구 방치
▲ 서귀포시 작가의 산책길이 제대로 관리가 안돼 눈총을 사고 있는 가운데 28일 이 구간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 안전난간이 파손(사진 위)돼 있으며 화장실과 분수대 또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고권봉 기자 kkb@jejumaeil.net

“서귀포시 작가의 산책길을 자주 산책하고 있지만 나무 데크 계단 시설은 곳곳이 파손돼 위험하고 화장실은 들어가기 싫을 정도 관리가 형편없네요.”

이처럼 지난해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최고의 상인 대통령상을 받은 서귀포시 작가의 산책길(유토피아로) 구간이 제대로 관리가 안 돼 찾아오는 이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이는 녹조가 가득한 분수대, 파손된 난간 및 데크시설, 문화재 보호 안내문 관리 허술에 이어 공중화장실 관리 엉망이라는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28일 이중섭, 현중화 선생 등 작가들이 작품의 영감을 얻었던 창작공간을 스토리텔링화 한 4.9㎞ 코스인 작가의 산책길.

이곳은 작가의 삶과 문화예술의 혼이 서려 있는 문화시설을 탐방하고 체험하는 코스여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특히 작가의 산책길은 지난해 10월 제9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제주도는 2012년 4월 제주특별자치도 작가의 산책길 및 문화예술시장 운영·관리 조례를 제정한 후 지난해 11월 일부 개정하면서 도지사 소속으로 작가의 산책길 운영위원회를 두고 주민협의체까지 구성하게끔 했다.

하지만 일부 현장을 확인해본 결과 아름다운 도시공간 창출 모델을 제시하기는커녕 탐방객의 발길이 부끄러울 정도로 제대로 관리가 안 돼 있었다.

동아리 창착공간에서부터 기당미술관으로 이어지는 1.5㎞ 구간의 평지와 경사진 곳, 계단 등 곳곳에서 파손된 나무 데크 시설로 인해 오히려 안전이 우려됐다.

샛기정 공원에 있는 분수대는 모처럼 시원한 물줄기를 내 뿜었지만 분수대 안을 가득 메운 녹조로 인해 오히려 건강에 해로워 보였다.

이 구간에 있는 어린이놀이터는 안전난간이 파손된 채 노란색 사슬이 달려있을 뿐 안전 위험을 알리는 문구 등 안전시설이 없어 이곳을 찾은 어린이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곳 옆에 있는 공중화장실은 화장실이라고 부르기에도 부끄러울 정도로 파손돼 있었으며, 심지어 화장실 내부가 불에 탄 흔적까지 있어 공용 재산관리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서귀포시장 명의 문화재 보호 안내문과 위험 안내문 역시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설치된 일부 음용수에서는 물이 나오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작가의 산책길에 대한 업무가 분담, 일부 구조적 문제가 고스란히 나타나면서 행정당국에서 관리에 나서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 관계자는 “샛기정 공원은 도시공원이 아니고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의 목적으로 조성된 곳이어서 일부 업무가 분담돼 있다”며 “지난 5월 노후시설물 정비공사를 발주했으며, 다음 주부터 긴급하게 보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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