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 솔숲에 당했다
‘등잔 밑’ 솔숲에 당했다
  • 정흥남 기자
  • 승인 200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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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재선충병 감염 소나무 인근서 또 5그루

지난해 첫 재선충병 감염 소나무 인근서 또 5그루
제주시 지난달 하순 항공예찰 때 ‘늑장발견’ 논란


‘등잔 밑이 어둡다’
소나무 재선충병 예방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제주시 산림행정에서 이 속담을 꼭 닮은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10월 제주에서 처음으로 소나무 재선충병이 발생한 뒤 제주시내 솔숲 곳곳을 뒤고 다니면서 ‘재선충 감염 의심목’등 수천그루를 베어내고 조사했던 제주시가 등잔 밑 조사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재선충 예방을 위해 애써 전개해 온 방제작업에도 ‘동티’가 날 조짐이다.

제주시는 지난달 소나무 재선충 예방을 위한 항공예찰을 실시, 재선충병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소나무 5그루를 발견했다.
제주시는 이 소나무를 조사한 결과 이달 2일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판정됨에 따라 9일 오전 소각처리 했다.
그런데 이번에 재선충병 소나무가 발견된 곳은 지난해 10월 재선충 감염 소나무가 발견된 지역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이다.
이번에 발견된 재선충 소나무 역시 지난해 10월 첫 발견된 소나무들과 같은 시기에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제주시는 전망했다.

제주시는 지난해 10월 소나무의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이 제주에서 처음 발견됨에 따라 제주시 전역 소나무 숲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제주시는 지난해 연말 첫 발생지와 1km떨어진 남조순 오름 일대에서도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를 발견, 소각처리 했다.
그러나 첫 발생지역과 사실상 동일한 곳에서 5그루의 소나무가 재선충에 감염됐는데도 이를 발견 하는데 6개월 이상을 허비한 것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소나무 재선충병의 경우 80%정도는 감염여부가 즉시 나타나지만 20%정도는 잠복기간이 지나야 나타 난다”면서 “이번에 발견된 재선충 감염 소나무 5그루는 잠복기간이 끝난 뒤 나타난 경우”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에서는 지난해 10월 오라골프장에서 처음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 15그루가 발견된 뒤 같은 해 11월 이곳에서 1㎞ 가량 떨어진 남조순오름에서 4그루, 올 1월 오라골프장 인근 국도개설 공사장 주변 등지에서 4그루가 발견되는 등 현재까지 총 23그루가 발견됐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5그루를 포함할 경우 제주에서 발견된 재선충 감염된 소나무는 모두 28그루로 늘었다.
제주시는 지난달까지 재선충병이 소나무가 발견된 곳을 중심으로 재선충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서식을 막기 위해 고사목 5000여그루를 잘라내 방제처리하고 항공방제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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