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한파···대학생 ‘알바 전쟁’
메르스 한파···대학생 ‘알바 전쟁’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5.0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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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하계 아르바이트 8.3대 1
경기 불황으로 업주들 채용 꺼려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21)씨는 토익과 자격증 등 스펙을 쌓기 위한 자금을 모을 생각으로 최근 제주시 하계 대학생 아르바이트에 지원했다.

이씨는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틈틈이 공부를 할 생각으로 원서를 냈지만 지원자가 대거 몰리면서 혹시나 추첨에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다.

다행히 이씨는 지난 23일 제주시청 열린정보센터에서 열린 공개 전산 추첨에서 대학생 아르바이트에 최종 선발되는 행운을 누렸다.

대학생 김모(22·여)씨 역시 2학기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1주일째 허탕을 치고 있다.

비교적 일하기 쉬운 곳을 찾고 있지만 아르바이트 직원을 구한다는 구인 광고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방학이라서 아르바이트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며 “대학생 대부분이 아르바이트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 보니 온라인으로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어 직접 거리로 나서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여름 방학을 맞이한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 구하기 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일부 직종에 지원자가 몰리는 데다 최근 불어닥친 메르스 한파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다.

25일 제주시에 따르면 7월 2일부터 29일까지 20일간 시청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하계 대학생 아르바이트 모집 결과 일반 학생 55명 모집에 515명이 지원, 경쟁률이 8.3대 1에 달했다.

대학생 아르바이트 모집에 많은 지원자가 몰린 것은 비교적 업무 강도가 높지 않은 데다 임금체불 염려도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이 인기를 끄는 상황에서 행정 경험을 미리 쌓을 수 있는 것은 물론 후일 공무원에 응시할 때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시는 선발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컴퓨터에 의한 공개 전산 추첨 방식으로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선발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행정 체험을 원하는 대학생들이 많이 지원하고 있다”며 “대학생 아르바이트 지원자가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짙어지는 경기 불황에다 메르스 사태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업주들이 아르바이트 채용을 꺼리다 보니 구인·구직 시장이 더욱 얼어붙었다.

커피숍을 운영하는 고모(40)씨는 “원래 주말에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는데 메르스 사태 이후 혼자서 가게를 보고 있다”며 “당분간은 바쁘더라도 지인들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할 예정”이라고 했다.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현재 휴학 중인 김모(23)씨는 “괜찮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2주 가까이 매일 2~3개 업체에 전화를 했지만 모두 허사였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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