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픈 얘기 소신있게 해 기뻐”
“하고픈 얘기 소신있게 해 기뻐”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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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흥순 감독·제주출신 김민경 PD 인터뷰

아시아 여성의 ‘노동문제’를 직설적으로 고발한 영화 ‘위로공단(factory complex)’. 작품에는 캄보디아·베트남 여성 노동자를 비롯해 국내 최초 수출 공업단지인 구로공단 등에서 일하는 여성 등 22명의 삶이 녹아있다. 이 작품으로 임흥순 감독은 지난달 9일 세계3대 미술축제 중 하나인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받았다. 한국인으로써는 첫 수상인데다, 보통 미술분야에서 상을 받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임 감독은 지난 2013년 제주4·3사건을 다룬 영화 ‘비념’을 연출하기도 해, 도민들에게 낯설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제주출신이자 연인인 김민경 프로듀서와 ‘비념’, ‘위로공단’을 비롯해 차기작인 ‘환생’과 ‘넥스트 라이프(가제)’를 준비 중이다.

‘넥스트 라이프’ 초반 작업을 위해 제주에 온 이들을 23일 오전 제주시 중앙로에 위치한 ‘제주아트스페이스C’에서 만났다.

임 감독은 “40년 넘게 봉제공장에서 일한 어머니와 백화점 의류 매장 등에서 판매원으로 일한 여동생의 삶에서 영감을 받았다”면서 “가족들의 이야기가 아시아 여성의 노동문제로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임 감독은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상을 받았다는 점에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면서 “수상 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소신 있게 했다는 점이 기쁘다”고 밝혔다.

또 “오는 8월 20일쯤 전국의 영화관에서 ‘위로공단’이 상영될 예정”이라며 “가족들의 이야기에서 출발한 작품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임 감독과 기획을 맡고 있는 김 프로듀서는 차기작 ‘넥스트 라이프’에 대해 “비념은 4·3사건으로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기 위한 영화”라며 “넥스트 라이프는 이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4·3사건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되새겨보는 작품”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다음 달 중순 제주시 금산공원과 제주돌문화공원, 표선면 가시리 잣성길 등에서 본격 촬영할 예정”이라며 “배우를 캐스팅하고, 15분 정도의 분량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 감독은 인터뷰를 마치기 전,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임 감독은 “나는 좋은 대학에 나온 것도 아니고, 흥행한 작품도 없다”며 “하지만 묵묵히 길을 걷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걸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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