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간담회서 “토론회 등 걸쳐 재포설 ”
한라초 학부모회 불만 “또 다시 같은 절차 반복”

천연잔디와 마사토, 인조잔디 운동장을 두고 어른들의 탁상공론이 계속 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23일 한라초, 중앙중, 제주제일중, 제주서초, 서귀포중을 방문해 학교 운동장 재포설 사업 일정 안내를 진행했다. 이들 학교는 올해 운동장 교체 사업이 추진되는 도내 9개 초·중학교 가운데 교체 운동장 모델이 확정되지 않은 학교다.
이날 오전 한라초 간담회에서 도교육청 관계자는 “운동장 재포설 사업 추진 검토를 위해 다음달 2일 운동장 관련 토론회, 6~10일 학교별 간담회, 9~15일 운동장 선정 설문조사 등을 진행하고 오는 9월까지 운동장 개보수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라초 학부모 대표, 운영위원 등은 이와 같은 도교육청의 방침에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한라초는 인조잔디 운동장의 마모 문제가 제기된 지난해 초부터 내부적 논의를 진행해 지난해 10월 운동장을 인조잔디로 재포설하기로 결정하고, 학부모, 지역 인사, 교직원 등으로 구성된 인조잔디 운동장 재포설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사업을 추진해왔다.
한 학부모는 “인조잔디 운동장 설계도 납품일을 4일 앞둔 지난 11일 도교육청 관계자가 학교를 방문해 인조잔디 재포설 불가 원칙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가 원하는 것은 천연잔디 운동장이지만 학생 수가 많기 때문에 여건상 안 되지 않냐”며 “콘크리트 집보다 흙집이 더 좋으니까 교육청 건물도 흙집으로 지어라. 여건상 그게 안되기 때문에 인조잔디 운동장을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운동장 모델에 대해 이미 자체적 설문조사와 토론회를 벌이고 인조잔디로 정했었는데 또다시 같은 절차를 반복해야 하느냐”며 “인조잔디가 유해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대안이 없기 때문에 인조잔디를 추진한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피력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운동장을 구축하면 7~8년을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 한 번 더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며 협조를 거듭 부탁했다.
한편, 지난해 말 FITI시험연구원과 제주보건환경연구원이 도내 인조잔디 유해성 검사를 진행한 결과 한라초를 포함한 도내 7개 초·중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도교육청은 인조잔디 유해성 문제가 지속되자 올해부터 개·보수되는 학교 운동장을 천연잔디 또는 마사토 구장 중 선택토록 하고 있다.